‘망이용료’ 논쟁 팩트체크 2.0

사단법인 오픈넷은 국내에서 제기되는 ‘망이용료’ 부과 주장 자체가 인터넷접속에 대한 국제기준에 반한다는 주장을 펼쳐왔고 올해 6월의 팩트체크에 이어 망사업자들의 주장이 더 구체화됨에 따라 새롭게 팩트체크를 하고자 한다. 우선 기본입장을 다시 밝히고 이에 대한 망사업자들의 주장에 대해 차례대로 반론을 제시한다. 

기본 입장: 인터넷은 누군가 소유하면서 타인에게 돈을 받고 이용료를 받을 수 있는 재화가 아니다. 상호소통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망을 따라 전 세계 컴퓨터들이 서로 연결된 상태, 그리고 이들이 연결대상이 아닌 컴퓨터들이 수발신하는 메시지까지 중계하겠다는 약속(TCP/IP)이 얹혀진 것이 바로 인터넷이다. 인터넷(Internet)을 항상 대문자 “I”로 썼던 이유는 ‘인터넷에 접속한다’는 것은 수신이든 발신이든 ‘전 세계 컴퓨터들과 소통한다(full connectivity)’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망사업자이든 누구든 타인에게 돈을 받고 인터넷접속을 판매했다는 것은 이와 같은 소통가능성을 고객에게 제공해줘야 할 의무가 있음을 말한다. 이미 인터넷접속을 구매한 두 사람 사이에서 데이터전송을 한다고 해서 별도의 망이용료나 데이터전송 대가를 받겠다는 것은 인터넷의 구성원리에 반하며 특히 망사업자가 자신의 망내 위치를 이용하여 이와 같은 대가를 강요하는 것은 망중립성에 반한다.   

1. “양면시장이므로 소비자가 돈을 냈더라도 콘텐츠제공자도 별도의 망이용대가를 내야 한다” : (X)

해외 콘텐츠제공자(CP)에게 원천적으로 적용되지 않는 말이다. 국내 소비자나 국내 CP는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국내 망사업자에게 의존해야 하고 각자 인터넷접속료를 낸다. 여기서 인터넷접속이란 전 세계 컴퓨터와의 소통을 말한다. 해외 CP는 인터넷접속을 국내 망사업자로부터 구매할 이유가 없다. 해외 CP는 자신의 소재지에서만 인터넷접속을 해도 전 세계 망사업자들 사이의 중계를 통해서 전 세계 이용자들이 자신의 콘텐츠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애시당초 국내 망사업자와 직접 접속할 이유가 없다. 

양면시장은 자신이 양쪽에 필요한 서비스를 동시에 공급할 때 적용되는 말이다. 해외 CP는 국내 망사업자의 인터넷접속서비스가 원래부터 필요하지 않다. 국내 망사업자들과 이들로부터 인터넷접속을 구입하지 않는 해외 CP들 사이에는 양면시장론이 적용되지 않는다.

양면시장론이 인터넷에 적용되지 않는 구조적인 이유가 있다. *하나의 업체*“양면”을 다 커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각 망사업자는 자신의 시장 내의 개인 및 고객들에게 돈을 받고 인터넷접속을 판매하지만 결국 망사업자들 서로간의 상호접속이 이루어져야만 단 1명에게라도 ‘인터넷’이라는 상품을 팔 수 있다. 즉 CP든 그 CP의 이용자든 인터넷접속의 구매자가 각자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은 맞지만 각자 자신의 소재지 망사업자에게 내면 되는 것이지 CP가 자신의 데이터가 뿌려지는 곳마다 각각 그 지역의 망사업자에게 돈을 내라는 것은 이중과금이 된다.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망사업자들이 국내 CP들에게 양면시장론을 적용하려는 것도 문제가 있다. 이미 국내 CP로부터 인터넷접속료를 받고 있어서 ‘망이용료를 내라’는 주장보다는 ‘국내 CP들이 무임승차하지 말고 돈 많이 버는 만큼 돈을 더 내면 가정용 인터넷접속료를 깎아줄 수 있다’라는 주장에 양면시장론이 동원된다. VISA나 Master같은 카드사가 결제수수료를 가맹점들에게만 부과하고 카드 소지자들에게 따로 받지 않는 영업전략을 택하는 것에 비교된다. 하지만 VISA 카드사는 전 세계의 모든 VISA 가맹점들과 모든 VISA 카드 소지자들을 커버하지만 인터넷에서는 어느 한 망사업자가 전 세계 컴퓨터들을 커버하지 못한다. 국내 CP들은 해외 이용자들도 서비스하며 국내 이용자들은 해외 콘텐츠도 이용하고 싶어하며 이들이 각각 망사업자에게 납부하는 인터넷접속료에는 해외 이용자나 해외 CP들과의 소통을 중계해주는 대가도 포함되어 있다. 국내 이용자들이 내는 인터넷접속료를 깎아주고 국내 CP들로부터 회수한다는 논리가 통하지 않는 이유이다. 

더 중요한 것은 망사업자들이 자기 마음대로 고객들을 순발신자와 순수신자로 나눠서 순발신하는 만큼 한 쪽이 다른 쪽을 부조하도록 만들면 결국 돈을 내는 만큼만 데이터를 전송해주는 형국이 되어버려 망중립성에 위반된다. 인터넷은 각자가 접속료만 내면 데이터전송이 무료인 세상이었는데 어느 쪽으로든 전송량에 비례해서 접속료부담을 부과하면 데이터전송행위에 세금이 부과되는 것과 마찬가지가 되며 결국 인터넷의 정보혁명이 깨어진다. 

☞ 결론: 인터넷접속료를 세계 어디의 망사업자에게든 1번만 내면 그 망사업자는 전 세계 다른 컴퓨터들과의 소통을 중계해줘야 할 의무를 갖는다. 지금의 양면시장론은 한국의 망사업자가 “양면”을 커버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은폐하는 거짓 양면시장론이다.

2. “다른 나라에도 망이용료가 존재한다. 미국 차터 판결에 망이용료 징수에 대한 내용이 있는 것이 그 증거다” : (O/X)

미국의 차터 판결에 나온다는 ‘망이용료’는 인터넷접속료는 아니다. 한 쪽이 다른 쪽에 인터넷접속을 제공하면 보통 돈을 받는다(transit). 돈을 받는 대가로 돈을 낸 쪽의 데이터 길을 전 세계적으로 뚫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힘든 걸 안 하고 접속해서 서로간에만 데이터전송을 할 수도 있는데(peering) 과거에는 무료였다. 하지만 한 쪽이 다른 쪽과 데이터 교환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그 반대보다 강한 경우 돈을 내기도 했고(paid peering), 그렇게 넷플릭스도 과거에 미국 내 컴캐스트 및 다른 대형 ISP들에게 지름길로 접속을 하고 돈을 낸 적이 있었고 이를 “페이드피어링(paid peering)”이라고 한다. 

지금 SK브로드밴드가 해외 CP들로부터 받고자 하는 ‘망이용대가’도 같은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접속하고자 하는 두 주체의 자유로운 협상에 맡겨져 있는 것이지 어느 나라의 법원이나 정부도 강제하지 않는다. SK브로드밴드가 ‘망이용료’ 운운하지 않고 단지 넷플릭스에게 ‘지금까지 무정산접속(free peering)을 했지만 앞으로는 페이드피어링(paid peering)을 하겠다’고 선언하고 협상을 종용하는 것은 자유이다. 그러나 오픈넷은 인터넷에 반하는 ‘망이용료’를 개념화하고 이를 법률이나 행정행위로 강제하겠다는 것에 반대한다. 또 현재의 경제적 현실을 보면 SK브로드밴드와 같은 과점적 지위를 가진 업체가 이와 같은 요구를 하는 것은 내용적으로도 망중립성에 반한다. 이건 아래서 설명한다.

☞ 결론: 전송에 대한 과금이 아니라 접속에 대한 대가는 해외에도 존재한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접속당사자들 사이의 협상에 맡겨져있을 뿐 한국처럼 ‘망이용’에 대한 대가 즉 데이터전송료라는 당위로 개념화하고 이를 법으로 강제하지 않는다. 

3. “국내 CP도 해외 ISP에 망이용대가를 이미 내고 있다. 해외 시장을 서비스하기 위해 해외 망에 착신할 때는 국제전용회선 등을 통해 비용을 지불하거나 CDN에게 돈을 지불하고 있는데 대부분 후자이다” : (X)

국내 CP들의 대부분은 국내 망사업자들에게 인터넷접속료를 지불할 때 이미 이미 자신의 데이터가 전 세계에 뿌려질 보장을 받는다. 가정용 인터넷 고객이 인터넷을 구매하면 전 세계 웹사이트를 볼 수 있는 보장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다시 말하지만, 국내 망사업자들이 받는 “인터넷접속료”라 함은 전 세계 컴퓨터와의 소통에 대한 대가이기 때문이다.

국내 CP들 일부가 해외로의 데이터 전달을 더욱 원활히 하기 위해 CDN을 돈을 내고 이용할 수도 있지만(CDN들은 세계곳곳의 망사업자들과 직접접속하고 있음) 필수가 아니라 선택이다. 사실 국내 CP들이 CDN을 이용한다면 국내 망사업자들이 인터넷접속료를 프랑스 파리의 8배가 되는 높은 수준으로 받기 때문에 접속용량을 많이 높일 수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또 국내 CP들 중 넷플릭스처럼 자체 CDN을 가지고 있다면? 예측하기 어렵겠지만 요즘같이 한류의 파고가 높은 상황에서는 세계각지에서 무료직접접속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CP들도 해외에 망이용료를 내야 한다고? ‘우리 이러다 다 죽는다.’

☞ 결론: 국내 CP들은 국내 망사업자들에게 인터넷접속료만 내고 있으면 해외에서도 서비스를 할 수 있다. 좀 더 빠른 서비스를 원하는 CP들은 원하면 CDN을 이용할 수 있다.

4. “망이용대가 지급은 망중립성 원칙에 반하지 않는다” : (X)

망중립성이 전송에 대한 과금을 금지한다는 것은 명확하다. 우선처리 대가와 단순처리 대가를 구분하지 않는다(FCC 2010년 망중립성 명령 67문). 지금 SK브로드밴드나 국내 망사업자들이 얘기하는 ‘망이용대가’는 사실 위에서 말한 직접접속에 대한 대가로 보인다. 그런데, 그걸 받겠다면서 대는 이유가 틀렸다. 국내 망에 자신의 데이터가 지나간다는 이유만으로 즉 국내 망을 이용한다는 이유만으로 돈을 받는 것은 전송에 대한 과금이 되며 망중립성에 반한다. 국내 망사업자들에게 인터넷접속료를 낼 의무가 없는 해외 CP들에게 국내 CP들로부터 받는 인터넷접속료를 들이대며 ‘역차별’ 운운하는 것이나 ‘세계의 CP들이 자신의 데이터가 도달하는 곳마다 돌아다니면서 돈을 내야 한다’는 반-망중립성적인 이유를 들면서 돈을 달라고 하니 반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국내 망사업자들이 ‘상호접속’이라는 재화를 일부러 희소하게 만드는 과점적 행위를 통해서 자신의 망을 지나는 통행세를 받으려고 하는 경우 특히 망중립성에 반한다. 망중립성이 원리를 넘어 규제가 될 때 망사업자들을 규범의 대상으로 정한 이유가 있다. 전 세계 망사업자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전화/우편의 시대로 회귀하고자 하는 동기가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지금 해외 CP들은 비용을 들여 해저케이블이나 캐시서버로 데이터를 한국까지 끌어와서 국내 망사업자와 직접접속하고 있다. 그 이유는 국내 이용자들에게의 전달속도를 높이고 국내 망사업자는 상위 망사업자에게 내는 인터넷접속료를, 해외 콘텐츠제공자는 자국 망사업자에게 내는 인터넷접속료를 각각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윈-윈-윈이다. 이것을 유일하게 거부하고 있는 것이 SK브로드밴드이다. 완전 거부하면 자신의 6백만 고객들의 넷플릭스 상영 경험이 엉망이 될 테니 어정쩡하게 도쿄, 홍콩서 넷플릭스와 직접접속하고 있는데 이렇게 데이터 마중을 가기 위해서 1년에 수십억원을 내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자해를 하면서도 윈-윈-윈하는 서울 내 직접접속을 회피하는 것은 SK브로드가 과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 결론: 전송에 대한 과금은 망중립성이 금지한다. 접속에 대한 대가라면 망중립성에 반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이 역시 망사업자가 과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강요하는 경우 망중립성에 반한다. 

5. “넷플릭스의 OCA가 망이용대가를 대체하지 못한다” : (X)

질문 자체가 잘못 되었다. OCA는 국내 망이용대가를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라 국내 망사업자가 데이터를 한국까지 끌어오는 데 들었을 비용을 대체하는 것이다. 그래서 해외 CP들 중 큰 기업들은 스스로 돈을 들여 세계 각지에 데이터를 끌고 오고 각 지역의 망사업자들은 그 수고를 감안해서 대부분 무료로 직접접속한다. (마찬가지로 국내 CP들이 해외 진출할 때도 넷플릭스처럼 자체 CDN망을 구축하여 세계곳곳에 뿌린다면 그 망이 도달하는 곳의 망사업자는 역시 돈을 요구하지 않고 자체 CDN과 접속할 것이다. 그곳까지 데이터를 끌고 간 수고와 그 지역망을 이용하는 수고를 물물교환한 것으로 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대체관계를 인정하지 않고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SK브로드밴드만 거부하고 있다.

이런 물물교환의 정신은 망중립성의 근본에 깔려있다. 단 1명에게 인터넷을 납품하려 해도 수천개의 망사업자들이 서로 중계관계를 맺고 있어야 하는데 이를 일일이 상호정산하려고 하면 그 거래비용 때문에 인터넷의 정보혁명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래서 데이터를 전달하거나 우선처리하는 대가는 받지 말자는 망중립성 원리가 만들어진 것이다.

물론 망중립성은 이미 만들어진 망 위에서 전송에 대한 과금을 금지하는 것이지 망의 특정한 성립을 강제하지는 않는다. 지역 망사업자가 자신의 문 앞까지 데이터를 끌고온 해외 CP와의 접속을 거부하는 것이 망중립성 위반은 아니다. 하지만 거꾸로 자신의 의사에 따라서 직접접속을 해놓고는 이제 와서 전송료에 대한 과금을 하겠다는 행태는 망중립성을 정면으로 위반한다.

OCA 캐시서버가 서울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국내 여러 곳에 있기 때문에 이것은 국내 망 내에서의 전송비용까지 아껴준다는 것은 그냥 덤일 뿐이지 이것이 다른 망사업자들은 모두 하는 무료정산을 유료정산으로 바꿀 이유가 되지는 않는다.

☞ 결론: OCA는 국내 망사업자가 지출했을 해외 망이용대가를 대체한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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