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임시조치제도 법률 개정안에 대한 논평

by | Dec 8, 2014 | 논평/보도자료, 표현의 자유 | 0 comments

정부의 임시조치제도 법률 개정안에 대한 논평

– 게시물 복원절차는 바람직하나, 임시조치 의무화는 퇴보 위험

 

정부(방송통신위원회)는 최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보통신망법”) 개정법률안을 마련하여 국회 제출을 준비 중이다.

이 법안은 현행 법률에서 가장 큰 흠결이었던 임시조치 이후의 절차(게시자의 재게시청구권과 그 이후 절차)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사업자에게 임시조치를 취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법 개정이 개악이 되어버릴 위험이 있다. 또 게시자의 재게시 청구에도 불구하고 조정절차 종결 때까지 임시조치가 유지된다는 점에서, 표현의 자유를 증진하고자 하는 이 법안의 입법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현행 법률은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 해당 정보에 대한 접근을 임시적으로 차단하는 조치(임시조치)를 할 수 있다.”(제44조의2)라고 규정하고 있어 사업자에게 일정한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으나, 개정법률안은 제44조의2에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 임시적으로 차단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사업자에게 권리를 침해 받았다고 주장하는 자의 청구만 있으면 반드시 임시조치를 해야 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혹자는 이미 현행 법률도 해석상 임시조치를 할 의무를 부과한다고 주장하지만 그렇게 보더라도 현행 법률은 “권리가 침해된 경우”라는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그러한 의무를 부과한다. 오픈넷이 이번 개정안에서 문제로 삼는 것은 “권리가 침해된 경우”임이 정해지지 않은 경우에도 임시조치 의무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방통위 개정안(제44조의2) 임시조치 흐름도

사업자에게 임시조치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어떤 게시물이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그렇게 주장하기만 하면 반드시 일정기간 동안 차단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언론출판의 자유’는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지 않는 한 보장되어야 한다는 대한민국 헌법에 어긋나며, 표현의 자유를 증진하고자 하는 법률안의 입법취지에도 반하는 것이다.

또한 임시조치된 게시물에 대해 정보게재자가 재게시를 요청할 경우, 즉시 해당 정보를 재게시한 후 분쟁조정절차가 진행되도록 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를 증진하고자 하는 법안의 취지에 부합한다.

따라서, 임시조치 이후의 절차를 마련한 법률안은 긍정적인 효과가 분명히 드러날 수 있도록 임시조치 의무규정을 임의규정으로 변경하고, 정보게재자의 재게시 청구에 의해 임시조치가 중단되도록 하는, 작지만 중요한 수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2014년 12월 8일

 

사단법인 오픈넷

 

관련 자료: [설명문] “인터넷임시조치개선 정부 측 안, 합법정보의 차단을 의무화하는 것은 위헌” https://opennet.or.kr/7875

 

첨부. 방통위 개정안 신구조문대비표(.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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