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추락, 이제는 이용자 개인정보도 넘보나
– iMBC, 이용자 감시하는 콘키퍼 사용 즉각 중단해야
지난 1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지상파 방송 MBC의 자회사 iMBC가 자사 콘텐츠를 유통하는 웹하드 업체들에게 설치하도록 요구한 ‘콘키퍼’가 이용자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하는 악성코드라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그동안 보도된 내용을 살펴보면 의혹은 사실인 것으로 보이며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iMBC는 콘키퍼가 이용자들에게 동의를 받으면 합법이라고 주장하며 웹하드 업체들에게 배포를 강요하고 있다. iMBC의 요구대로 웹하드 업체들이 콘키퍼 배포를 시작하면 피해를 입는 것은 이용자들이다. 단기간에 수 천만 명의 PC에 프로그램이 설치되며, 사용자의 PC를 iMBC가 감시할 수 있다. 지난 3월 27일 웹하드업체들이 모여 있는 디지털콘텐츠네트워크협회가 iMBC, 삼보컴퓨터 등을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형사 고발하였다. 삼보컴퓨터는 해당사가 운영하는 웹하드 사이트 ‘티지튠즈’에서 개인을 식별하지 않는 정보만 수집한다고 이용자들을 속여 콘키퍼를 설치하게 한 혐의로 고발되었다.
우리는 몇개월간 논란이 계속되는데도 불구하고 MBC에 태도변화가 전혀 없다는 사실에 경악한다. MBC는 몇년전에도 파업 노동자들에게 ‘트로이컷’이라는 악성프로그램을 몰래 PC에 설치하여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악성코드 감시도 습관인 것인가. 이제는 iMBC가 수천만 명이 이용하는 웹하드에 악성코드 설치를 강요하고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분노하며, 이용자 감시하는 콘키퍼 사용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
iMBC는 콘키퍼가 저작권법에 명시돼 있는 합법적인 필터링 프로그램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콘키퍼에는 저작권 보호를 위해 필요한 필터링 기능 외에 모니터링 프로그램이 내장돼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이 이용자가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숨김 형태로 동작하고, 삭제하더라도 웹하드 업로드·다운로드 프로그램 이용 시 자동 재설치되며, 웹하드 사이트 이용을 중단했을 때에도 지속적으로 작동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악성’도 이런 ‘악성’이 없다. 또 이 프로그램이 수집하는 이용자 개인정보도 전방위적이다. 이용자의 아이디, 판매자의 아이디는 물론 IP주소도 수집하여 iMBC에 전송하고, 이용자가 어떤 콘텐츠를 다운받는지, 결제는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 콘텐츠 이용내역도 모두 가져간다. 놀랄만한 사실은 콘키퍼가 긁어가는 정보가 iMBC 콘텐츠와 관련된 정보 뿐 아니라 타방송국의 저작물을 비롯하여 모든 콘텐츠에 대한 정보를 포함한다는 것이다. iMBC의 감시프로그램 배포 강요 사태는,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가진 거대 방송사가 자사의 이익만을 위해서 온라인 서비스 이용자들을 모두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여 감시하는 것이라는 비판에 우리는 동의한다.
최근 MBC는 “투쟁성향 강하다”며 세월호 다큐PD를 교체하여 논란을 빚고 있다. 그밖에도 세월호 보도를 비판하는 내부 구성원들에게 부당한 징계와 부적절한 인사 폭력으로 비판받았다. 심지어 국정조사 관련 자료 제출도 거부하는 등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보를 계속해 왔다. 이제는 이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넘보다니, MBC에서 공영방송 정신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졌는가. 저작권이 아무리 중요하다 하더라도 이용자 정보인권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기본권이다.
2014년 6월 30일
경실련, 사단법인 오픈넷, 언론개혁시민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함께하는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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