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방선거가 눈 앞에 다가왔다.
국회는 4월 임시국회에서 공직선거법상 인터넷 본인확인제 폐지 법안을 즉시 처리하라!
제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2013년 2월 박근혜 정부 국정 과제를 제시하였다. 140개 국정 과제 중 “인터넷 표현의 자유”를 증진하겠다는 약속이 도드라져 보인다.
헌법재판소는 2012년 8월 23일 인터넷게시판 본인확인제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터넷게시판을 설치․운영하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본인확인조치의무를 부과하여 게시판 이용자로 하여금 본인확인절차를 거쳐야만 게시판을 이용할 수 있는 이른바 본인확인제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헌재 2012. 8. 23. 2010헌마47 등) 인터넷 본인확인제가 “인터넷게시판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인터넷게시판을 운영하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시민사회단체는 헌법재판소의 이러한 결정을 환영하며, 후속 조치로서 국회가 공직선거법상 인터넷 본인확인제까지 폐지하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위와 같은 헌법재판소의 취지에 따르면 공직선거법상 인터넷언론사 게시판·대화방 등의 본인확인제 역시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 개인정보자기결정권 및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의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헌법재판소 결정 다음 날인 2012년 8월 24일 전체 위원회의를 열어 선거와 관련한 인터넷 본인확인제 폐지를 위하여 국회에 공직선거법 개정의견을 제출하기로 하였다.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의 취지가 반영되기 위해서는 선거에 관한 인터넷 실명제 또한 폐지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모았기 때문이다.
국회에서는 진선미 의원이 2012년 9월 5일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의 취지를 반영하여 선거기간 중 인터넷언론사의 게시판‧대화방 등의 실명확인의무를 규정한 공직선거법 인터넷 본인확인제 관련 조항을 삭제하는 공직선거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하였다. (발의연원일 : 2012. 9. 5. 의안번호 1577)
행정안전위원회 전문위원도 2012년 9월 17일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 검토보고서에서 공직선거법상 본인확인제 삭제와 관련하여 “헌법재판소 위헌결정의 취지, 현행법상 인터넷을 이용한 선거운동은 상시적으로 허용되고 있으나 인터넷언론사의 실명확인의무는 선거운동기간 중에만 부여되고 있어 실효성이 적다는 점 등을 고려하여 결정할 필요가 있음.” 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제26회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2013년 12월 19일 「인터넷 관련규제 정비방안」을 논의했다. 인터넷상에서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일축할 우려가 있는 규제는 정부 입법활동의 최우선으로 두고 신속히 폐지 또는 보완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준비 중인 선거운동기간 중 본인확인제 폐지를 언급하였다.
– 선거운동기간 중 실명확인제 폐지 (선관위) : ‘인터넷 실명제’ 위헌판결(‘12.8월) 취지를 살려 선거운동 기간 중 인터넷 언론사에 대한 인터넷실명제* 신속히 폐지할 예정(‘14년, 공직선거법 개정)
그러나 2014년 6월 지방선거를 불과 두 달 밖에 남겨두지 않은 현시점에도 공직선거법상 인터넷 본인확인제는 폐지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지난 해 말, 즉 2013년 12월 11일 안전행정위원회회의록(법안심사소위원회)을 검토하면 일부 국회의원들이 공직선거법상 인터넷 본인확인제 폐지를 반대하고 있다는 경악스러운 사실을 알 수 있다.
당시 회의에서 진선미 의원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공직선거법상 인터넷본인확인제가 실효성은 없으면서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반해 몇몇 의원들은 선거 시기가 되면 지역신문 인터넷 대화방에서 악성 글들이 올라온다고 반박하였다. 헌법재판소는 인터넷게시판 본인확인제 결정문(2010헌마47)에서 본인확인제는 실효성은 없으면서 개인정보가 유출될 위험에 놓이게 하고 모든 국민을 잠재적 범죄자와 같이 취급한다는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국민 대부분의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되었고 공인인증서와 아이핀이 해킹당하는 상황에서 본인확인을 통해 가해자를 특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본인확인제는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또한 진선미 의원의 발언 중 새겨야 할 것은, 국회가 공직선거법상 인터넷 본인확인제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기다려 후속조치를 취하는 기관이 되어서는 안 되는 점이다. 국회는 사회 변화와 국민의 여론을 수렴하여 능동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국민의 대의기관이다. 헌법재판소 결정을 통해, 중앙선거관리위윈회와 여타 기관을 통해서도 공직선거법상 인터넷 본인확인제의 위헌성은 분명하게 드러났다. 선거제도가 일부 국회의원 개개인의 선호에 의해서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 선거제도의 정당성은 오직 헌법에 합치하는지 여부에 따라서 결정되어야 한다. 공직선거법상 인터넷 본인확인제를 유지시키는 일은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2010헌마47)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일이 될 것이다.
2014년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시민사회단체, 정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회 전문위원 등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직선거법상 인터넷 본인확인제 폐지에 공감하고 있다. 국회는 즉각 공직선거법상 인터넷 본인확인제 폐지 법안을 처리할 것을 촉구한다.
2014년 4월 9일
노동당,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문화연대, 미디어기독연대, 민중언론 참세상, 오픈넷, 인권운동사랑방,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진보네트워크센터, 참여연대, 표현의자유와언론탄압공대위, 함께하는시민행동
문의: 오픈넷 02-581-1643, master@openne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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