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넷, 국제포럼에서 국가 통제로부터 인터넷 보호를 위한 전략 수립에 관해 발표

by | Nov 6, 2024 | 국제세미나, 오픈블로그, 표현의 자유, 프라이버시, 혁신과 규제 | 0 comments

2024년 9월 18-19일 박경신 오픈넷 이사가 워싱턴에서 개최된 기술 거버넌스와 민주주의적 규범을 주제로 한 국제 포럼 <Defending Democratic Norms in Global Tech Governance>에 참석했다.

다음은 박경신 이사의 발언 중 일부이다.

첫 번째 발언:
다중이해관계자주의는 인터넷 기술 표준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구현되었는지를 설명하는 개념이다. 개방형 인터넷 프로토콜과 관련 표준은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개발되었고, 이는 인터넷이 혁신과 성장의 글로벌 플랫폼이 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다중이해관계자주의는 기술 전문가, 시민사회, 학계, 산업계,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포괄적 의사결정 구조로, 정부나 대기업의 강제적 통제를 피할 수 있다. 인터넷 거버넌스는 유연하고 혁신적인 구조로 발전했으며, ICANN, IETF, W3C, IAB와 같은 협력적인 조직들이 등장했다. 이러한 조직들은 비위계적이고 비강제적인 개방적 구조로 운영되며, 정부나 대기업의 상명하복식 압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반면, 다자주의는 인터넷의 아키텍처 원칙을 자발적 조직이 아닌 여러 정부의 통제 하에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인터넷은 개방적이고 분산적이며 초국가적 성격을 지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을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일부 정부의 반감을 산다. 주요 아키텍처 원칙 중 하나인 ‘종단간’ 원칙은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지만, 일부 정부는 이를 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를 통해 인터넷 차단, 사이트 차단, SIM 카드 등록, 감시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들은 종종 국제적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UN 사이버 범죄 협약이 이러한 예다.

이러한 국제 협력이 인터넷의 핵심 아키텍처 원칙을 침해할 위험이 있다는 우려가 있으며, 글로벌 시민사회는 기술 표준과 프로토콜의 인권 영향을 이해하고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다자주의 자체는 문제가 아니지만, 인터넷 운영 원칙을 다자주의로 통제할 경우 그 영향은 개별 정부의 인터넷 차단보다 훨씬 광범위할 수 있다.

두 번째 발언:
로렌스 레식의 “코드는 법이다”라는 말을 인용하며, 박경신 이사는 “기기와 기술 표준 또한 법”이라고 강조한다. TCP/IP와 같은 기술 표준은 인터넷의 민주적 가능성을 키운 주요 요소로, 대규모 익명 통신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인터넷이 자유롭고 평등한 공간이 될 수 있었다. 인터넷 거버넌스에서 멀티스테이크홀더주의가 형성된 것은 인터넷의 분산적 특성에서 비롯되었으며, 이는 중앙정부의 통제를 벗어나는 구조로 운영된다. ICANN, IETF, W3C, IAB 같은 기관들은 자발적이고 비강제적인 성격을 지녀 정부의 강제적인 정책 개입에서 자유롭다.

문제는 다자주의가 정부 간 공동 통제를 의미할 때, 인터넷의 분산성과 민주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특히 인터넷 차단과 같은 사례는 네트워크 운영자를 통한 통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데, 일부 정부는 이런 차단 조치를 위해 기술적 아키텍처를 수정하려 할 수도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다자적 조약 과정을 통해 확대될 위험이 있으며, 이는 개인 프라이버시 보호를 저해할 수 있다.

UN 사이버 범죄 협약 같은 조약은 인터넷 아키텍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사후 감시 데이터를 공유하는 정부 간 협력이 늘어남에 따라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위험이 커지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웹사이트 운영자 등록, 네트워크와 웹사이트 운영자 간 계약 의무화와 같은 개별 국가 차원의 규제가 다자적 통제로 확대될 가능성도 보인다. 이러한 변화는 TCP/IP의 핵심 원칙인 엔드 투 엔드(End-to-End) 연결 원칙을 위협하며, 기술 표준을 정부가 공동으로 통제하게 되면 인간의 기본 권리와 프라이버시가 더 큰 위협에 직면할 수 있다. 박 이사는 인터넷의 분산적 거버넌스를 지키는 것이 긴급한 과제라고 강조한다.

  • 포럼의 전체 세션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아래의 영문 링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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