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법원, 플랫폼의 정치적 콘텐츠 자율심의를 금지하는 텍사스·플로리다법에 대해 사실상 위헌 취지로 환송 판결 – 오픈넷, 의견서 제출로 대법원 판결 이끌어내

by | Jul 4, 2024 | 논평/보도자료, 표현의 자유 | 0 comments

미 대법원은 지난 7월 1일, 플랫폼이 이용자 제작 콘텐츠를 심의하여 차단·삭제하는 것을 금지하는 텍사스·플로리다법에 대하여, 절차법상의 이유로 하급심에 환송하면서도 위헌성 판단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였다. 대법원은 “자신의 관점에 따라 이념적 균형을 추구하기 위해 사적주체의  표현 행위를 제한”하려는 각 주 정부의 시도는 그 목적이 “정당하지 않다”고 환송 취지를 분명히 했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올해 초 Article 19, UC 어바인 로스쿨 국제사법클리닉과 공동으로 위 사건에 대해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전직 대통령 트럼프가 2020년 11월 미국 대선 결과에 불복하여 반란행위를 선동했고, 결국 2021년 1월 6일 미 의사당 습격 사태로 이어지자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트럼프의 계정을 삭제했다. 트럼프 계정 삭제에 반대하는 차원에서 공화당이 주도하는 텍사스와 플로리다 주 의회에서 문제의 주법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주법에 대한 헌법 소송이 제기되었다. 

오픈넷은 수년간 여성의 의료적 임신중단 또는 북한에 관한 객관적 정보와 같은 소수자의 표현물을 억압하는 데에 악용되어 온 한국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행정검열에 맞서 싸워왔다.  정부가 콘텐츠를 직접 차단·삭제하든 플랫폼의 자율심의에 개입하든, 이는 “위법성이 명백하지도 사회적 해악이 뚜렷하지도 않은 표현”(2002년 불온통신금지 헌재결정)에 대한 정치화된 억압을 동반한다. 따라서 오픈넷은 수차례 “중립성”이라는 구실 하에 검색 결과와 콘텐츠 추천에 대한 플랫폼의 큐레이션 능력을 제한하는 국내 법안에 반대해 왔다. 오픈넷은 정치화된 온라인 검열에 대한 경험과 연구를 의견서에 담아 텍사스와 플로리다 법의 검열 효과를 입증했다. 물론 이 법률들의 주요 내용은 법원의 명령을 통해 집행되지만, 이미 미 연방 대법원은 Near v. Minnesota 사건에서 모호한 기준에 따른 검열은, 설령 법원에 의해 집행되더라도 사전 억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특히 플로리다주법은 선거관리위원회가 법원을 통하지 않고 직접 소셜미디어 기업에 벌금을 부과할 수 있어 정치화된 검열의 위험이 더욱 높았다. 

플로리다주법과 텍사스주법을 심리하고 있는 각 항소법원은 대법원의 환송취지에 따라 각 법을 위헌으로 최종판정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에서는 방송분야에서의 공정성 심의가 정부에 비판적인 방송, 특히 MBC 보도에 대한 집중견제로 이어지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고 법원에서 이와 같은 공정성 명목의 제재의 위법성이 재차 입증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방송의 독점력이 희석된 상황에서 방송에서의 공정성심의를 유지할지에 대해서도 위 대법원판결은 참조자료가 된다고 하겠다.

Moody-v-Netchoice

0 Comments

Submit a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최신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