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조작정보, 영상물 등 규제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 2건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by | Dec 13, 2023 | 논평/보도자료, 입법정책의견, 표현의 자유 | 0 comments

2023. 12. 13. 사단법인 오픈넷은 허위조작정보, 영상물 등에 대한 규제 법안 2건(『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법률안』(윤두현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124795, 박성중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 2125438)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반대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박성중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 2125438] 의견서 

1. 본 개정안의 요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박성중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125438, 이하 ‘본 개정안’)은, ① ‘타인에게 손해를 끼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는 허위 내용의 정보’와 ‘타인의 의사에 반하여 사람의 얼굴ㆍ신체 또는 음성을 대상으로 한 촬영물ㆍ영상물 또는 음성물을 편집ㆍ합성ㆍ가공한 정보’의 유통을 금지하고 이를 위반시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음.

2. ‘타인에게 손해를 끼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는 허위 내용의 정보’ 부분의 위헌성

현재도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허위 정보의 유통이나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후보자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를 처벌하는 규정은 존재함. 그러나 다른 해악이 없이 타인에 대한 허위사실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보를 규제하고 형사처벌하는 것은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높음.

어떠한 표현의 내용이 ‘의견’인지 ‘사실’인지를 구별해내는 것부터가 매우 어렵고, 어떠한 사실이 ‘허위’인지 ‘진실’인지에 대한 판단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또한 사실의 존재는 증명하기 어렵거나 증거를 가진 측에 의하여 조작·은폐되어 끝내 증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음. 일정한 사실의 주장자가 당시까지 해당 사실의 존재를 증명하지 못하면 ‘허위’로 분류될 수 있고, 이에 진실일 가능성이 있는 내용조차 함부로 규제될 위험이 큼. 따라서 내용의 ‘허위성’만을 이유로 표현행위를 함부로 규제해서는 안 됨. 헌법재판소 역시 이와 관련하여 일명 ‘허위사실유포죄’의 위헌결정에서 “‘허위사실’이라는 것은 언제나 명백한 관념은 아니다. 어떠한 표현에서 ‘의견’과 ‘사실’을 구별해내는 것은 매우 어렵고, 객관적인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는 것 역시 어려우며, 현재는 거짓인 것으로 인식되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 그 판단이 뒤바뀌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허위사실의 표현’임을 판단하는 과정에는 여러 가지 난제가 뒤따른다”(헌법재판소 2010. 12. 28. 결정 2008헌바157, 2009헌바88)는 보충의견을 낸 바 있음.

표현 내용만으로 판단하였을 때 실제로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정보가 아니라, ‘타인에게 손해를 끼칠 목적’과 같이 사람의 내심의 의사, 의도를 기준으로 표현물의 불법성을 결정하는 것은 불명확한 기준에 의한 표현물 규제로서 규제기관,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 등의 과도한 표현물 규제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곧 헌법상 명확성 원칙,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규제라 할 것임.

3. ‘타인의 의사에 반하여 사람의 얼굴ㆍ신체 또는 음성을 대상으로 한 촬영물ㆍ영상물 또는 음성물을 편집ㆍ합성ㆍ가공한 정보’ 부분의 위헌성

‘사람의 얼굴ㆍ신체 또는 음성을 대상으로 한 촬영물ㆍ영상물 또는 음성물’은 사람의 신체나 음성이 나오는 콘텐츠라면 모두 이에 포함될 수 있어 거의 대부분의 영상물, 음성물이 그 대상이 될 수 있고, 모든 영상물, 음성물은 원본 전체를 게시하는 것이 아닌 한 부분 편집, 시간·순서 편집, 자막·이미지 처리 등의 ‘편집ㆍ가공’ 작업이 수반되므로, 이는 딥페이크뿐만 아니라, 결국 출연하는 사람의 사전 허가를 받지 않고 게시되는 모든 영상, 음성 콘텐츠들이 ‘타인의 의사에 반하여 편집된 정보’로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어 헌법상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함.

또한 딥페이크만을 규제하고자 하는 의미로 선해하더라도, 해당 표현물이 내용적·결과적으로 타인에게 실질적인 손해를 끼쳤는지 여부, 명백·현존하는 해악·위험이 존재하는지와 무관하게 동의 없이 타인의 얼굴ㆍ신체 또는 음성을 이용했다는 이유만으로 표현물을 규제하고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것은 헌법상 비례의 원칙에 위배하는 과도한 규제라 할 수 있음.

이러한 규제는 특히 공인에 대한 비판적 언론 보도를 ‘악의적 편집’이라는 이유로 탄압하거나, 시민들의 패러디물, 풍자물 등의 각종 표현 행위를 규제하며 공인들이 자신들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차단하는 수단으로 남용할 위험이 높음.

4. 결론

본 개정안은 헌법상의 명확성 원칙 및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심대하게 침해하고, 과중한 형사처벌까지 규정하고 있는 위헌적 법안으로 폐기되어야 함.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윤두현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 2124795] 의견서

1. 본 개정안의 요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윤두현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124795, 이하 ‘본 개정안’)은, ① 허위조작정보를 정보통신망에서 유통이 금지되는 불법정보에 포함시켜 방송통신위원회의 정보 취급 거부ㆍ정지 또는 제한 명령(이하 ‘제한명령’) 및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 대상이 되도록 하고, ②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허위조작정보의 유통을 방지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하며, ③ 허위조작정보로 타인의 권리가 침해되는 경우 해당 침해 사실을 인식한 사람은 누구든지 해당 정보의 삭제ㆍ반박내용의 게재 등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하고, ④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위 유통 방지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방송통신위원회가 조치 명령을 할 수 있도록 하며, ⑤ 매크로 프로그램을 통한 허위조작정보를 게재하는 행위를 금지, 형사처벌 대상으로 규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음(안 제2조, 제44조의7 및 제44조의11, 제74조 제1항 등).

2. 개정안은 규제 대상 ‘허위조작정보’의 개념이 불명확하여 헌법상 명확성 원칙, 죄형법정주의에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

헌법재판소는 “불명확한 규범에 의하여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게 되면 헌법상 보호받아야 할 표현까지 망라하여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규제하게 되므로 …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경우에 일반적으로 명확성의 요구가 보다 강화된다”(헌재 2002.06.27 결정, 99헌마480)고 판시하여 표현의 자유 제한입법에 대하여 보다 엄격한 명확성을 요구하고 있음.

또한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게끔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할 것을 요구한다. 형벌법규의 내용이 애매모호하거나 추상적이어서 불명확하면 무엇이 금지된 행위인지를 국민이 알 수 없어 법을 지키기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범죄의 성립 여부가 법관의 자의적인 해석에 맡겨져서 죄형법정주의에 의하여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려는 법치주의의 이념은 실현될 수 없기 때문이다(헌재 1996. 12. 26. 93헌바65)”라고 하여, 형벌조항에 대해서더 더욱 강화된 명확성을 요구하고 있음. 

본 개정안에서 ‘허위조작정보’ 규정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제한 기준이자, 동법 제74조 제1항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형벌조항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므로, 엄격한 의미의 명확성 원칙이 적용된다고 할 것임.

본 개정안에서 규제 대상 ‘허위조작정보’는 ‘거짓 또는 왜곡을 통하여 정확한 사실관계를 오인하도록 조작된 정보’로 정의되고 있음. 그런데 ‘왜곡’, ‘오인’, ‘조작’ 등은 매우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개념으로, 이를 규제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헌법상의 명확성 원칙을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과잉규제로 이어질 위험이 높음. 예를 들면 부분편집을 한 정보도 판단자에 따라 ‘왜곡’하여 ‘조작’되었다고 판단될 수 있고, 패러디물, 풍자물 등도 사실로 오인하는 독자들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음.

이러한 불명확한 정의 규정은 규제 대상인 ‘허위조작정보’가 무엇인지 표현주체인 국민에게도, 감시 및 삭제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도, 사업자가 의무를 위반했는지 판단하고 과태료를 부과하여야 할 국가기관에게도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함. 또한 이러한 불명확하고 추상적인 기준은 얼마든지 자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권력에 의해 남용될 위험도 높음.

즉, 본 개정안의 규제 대상인 ‘허위조작정보’ 정의규정은 표현의 자유 제한 규정 및 형벌 규정이 갖추어야 할 명확성을 갖추지 못하여 헌법상 명확성 원칙, 과잉금지원칙에 위배하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규정으로 평가됨.

3. 내용의 ‘허위성’만을 이유로 한 표현물 규제는 위헌

어떠한 표현의 내용이 ‘의견’인지 ‘사실’인지를 구별해내는 것부터가 매우 어렵고, 어떠한 사실이 ‘허위’인지 ‘진실’인지에 대한 판단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또한 사실의 존재는 증명하기 어렵거나 증거를 가진 측에 의하여 조작·은폐되어 끝내 증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음. 일정한 사실의 주장자가 당시까지 해당 사실의 존재를 증명하지 못하면 ‘허위’로 분류될 수 있고, 이에 진실일 가능성이 있는 내용조차 함부로 규제될 위험이 큼. 따라서 내용의 ‘허위성’만을 이유로 표현행위를 함부로 규제해서는 안 됨.

헌법재판소 역시 이와 관련하여 일명 ‘허위사실유포죄’의 위헌결정에서 “‘허위사실’이라는 것은 언제나 명백한 관념은 아니다. 어떠한 표현에서 ‘의견’과 ‘사실’을 구별해내는 것은 매우 어렵고, 객관적인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는 것 역시 어려우며, 현재는 거짓인 것으로 인식되지만 시간이 지난 후에 그 판단이 뒤바뀌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허위사실의 표현’임을 판단하는 과정에는 여러 가지 난제가 뒤따른다 … 허위의 통신 자체가 일반적으로 사회적 해악의 발생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님에도 ‘공익을 해할 목적’과 같은 모호하고 주관적인 요건을 동원하여 이를 금지하고 처벌하는 국가의 일률적이고 후견적인 개입은 그 필요성에 의심이 있다. 어떤 표현이나 정보의 가치 유무, 해악성 유무가 국가에 의하여 1차적으로 재단되어서는 아니되며, 이는 시민사회의 자기교정기능과 사상과 의견의 경쟁메커니즘에 맡겨져야 한다. 세계적인 입법례를 살펴보아도 허위사실의 유포를 그 자체만으로 처벌하는 민주국가의 사례는 현재 찾아보기 힘들다(헌법재판소 2010. 12. 28. 결정 2008헌바157, 2009헌바88)”는 보충의견을 낸 바 있음.

또한 본 개정안은 허위조작정보를 정보통신망에서 유통이 금지되는 ‘불법정보’에 포함시켜 방송통신위원회의 제한명령,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 대상이 되도록 하며(안 제44조의7),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허위조작정보에 대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상시적 조치 또는 사인의 신고에 따른 조치를 하지 않을 경우 방송통신위원회가 조치의무를 이행할 것을 명령할 권한을 부여하는 것(안 제44조의11)이 주요 목적이라 할 수 있음.

그러나 이렇듯 행정기관이 사법부의 판단 전에 ‘허위’와 ‘진실’을 판단하여 이를 기준으로 표현의 허용, 유통 여부를 결정하고 강제하는 것은 곧 헌법이 가장 경계하고자 한 국가의 표현물 ‘검열’과 다름없음. 국가의 표현물 검열은 반정부적 여론을 차단하고 억압하는 수단으로 남용될 위험이 높아 민주국가에서는 금기시되는데, 본 법안은 이러한 반민주적 요소가 매우 큼.

4.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정보매개자)에 대하여 정보에 대한 유통 방지 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과검열을 부추겨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함.

위와 같이 규제 대상인 ‘허위조작정보’의 개념이 불명확하고, 어떠한 정보가 ‘사실’인지, ‘거짓’인지, 조작된 것인지 등을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써는 삭제의무를 이행하여야 할 대상 정보를 명백히 구분할 수 없음. 즉,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규제 대상 정보를 분류해내고 삭제하도록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의무를 부과하는 것과 다름없음.

또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 즉 정보매개자에게 정보에 대한 모니터링 및 삭제의무를 부과하는 규율은 정보매개자가 제재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논란의 소지가 있는 표현물을 차단하도록 하는 유인을 제공함. 이와 같이 정보매개자에게 정보에 대한 일반적인 감시(모니터링) 및 삭제의무를 부과하는 형식의 규율은 결국 정보매개자들의 과차단, 과검열을 부추기고 합법적인 표현물들까지 차단되어 이용자들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높기 때문에 국제기준상 금기시되고 있음. (정보매개자책임원칙: https://www.manilaprinciples.org/).

또한 ‘허위조작정보의 유통방지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는 조항은 정부의 자의적인 표현물 규제를 허용·예정하는 것으로, 포괄위임입법 금지 원칙에도 위배하는 것으로 보임.

현재도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정보는 불법정보로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삭제, 차단 시정요구 제도 및 포털의 임시조치(게시중단) 제도로 유통이 차단되고 있음. 이 역시 사법부에 의해 명백히 허위성 및 명예훼손의 불법성이 판단되기 전에 표현의 자유를 선제적으로 침해하는 규제라는 점에서 위헌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음. 그런데 본 개정안은 더 나아가 ‘침해를 받은 자’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허위조작정보’를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삭제 요청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이에 따른 조치를 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음. 이는 지지세력이나 마케팅 업체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자본을 가진 정치적·경제적 권력자들이 본인들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통제하는 수단으로 남용할 위험이 높음.

5. 결론

본 개정안은 헌법상의 명확성 원칙 위반 및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심대하게 침해하는 위헌적, 반민주적 법안으로 폐기되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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