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시민사회단체모임(약칭 미얀마지지시민모임, 106개 단체)은 오늘(5/18) 오전 10시, 외교부 앞에서 무기수출 행사에 미얀마 대사를 초청한 한국 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지난 5월 2일, K-방산 수출 확대를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외교부, 국방부, 방산수출 기업이 주최한 국산무기 수출행사에 미얀마 군부를 대표하는 주한 미얀마 대사가 참석해 전차까지 탑승했습니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아세안 회원국을 포함, 주한외교단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행사로, 미얀마 상황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정책과는 무관한 행사”라고 밝혔지만 이는 무성의하고 무책임한 태도입니다.
기자회견에는 미얀마지지시민모임뿐만 아니라 한국에 거주하는 미얀마분들도 참석했으며, 미얀마 시민들이 매일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군부의 대표를 무기수출 행사에 초청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미얀마 민족통합정부(NUG)의 서한도 전달했습니다.
🔳 개요
- 제목: 미얀마 군부 대표 무기 수출 행사에 초청하는 한국 정부 규탄 기자회견
- 일시·장소: 2023년 5월 18일(목) 오전 10시, 외교부 앞
- 주최: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시민사회단체모임
- 프로그램
- 사회_ 안나 /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활동가
-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희생된 미얀마 시민들을 위한 추모
- 발언1_ 홍명교 / 플랫폼C 활동가
- 발언2_ 전은경 / 참여연대 활동가
- 발언3_ 닝 윗 예이(Hnin Wut yee) / 미얀마군부독재타도위원회 공동위원장
- 기자회견문 낭독_ 수 먓 마웅(Su MYAT Maung)/ Burmese Information Network in Korea 활동가, 김수산나 / NCCK 목사
- 미얀마지지시민모임 입장 및 미얀마민족통합정부(NUG) 서한 전달
붙임자료1. 기자회견문
그래서 주한 미얀마 대사는 왜 무기수출 홍보행사에 초청되었는지 정부는 답하라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시민사회단체모임(약칭 미얀마 지지시민모임, 전국 106개 단체)은 지난 5월 12일, 반인도적 전쟁범죄 집단인 미얀마 군부를 대표하는 주한 미얀마 대사를 무기수출 홍보행사에 초청한 것과 관련해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정부가 이에 대해 해명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이는 그동안 한국 정부가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대해 취해왔던 입장과 배치될 뿐만 아니라 반인도적 전쟁범죄를 저지르고 있는 미얀마 군부에게도 무기를 판매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군부 쿠데타 이후 취해진 ‘국방⋅치안 분야 신규 교류⋅협력 중단’과 ‘군용물자 수출 불허 및 산업용 전략물자 수출 허가 엄격 심사’ 등의 조치를 계속 이행하고 있으며, 이번 행사는 “아세안 회원국을 포함, 주한외교단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행사로, 미얀마 상황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정책과는 무관한 행사”라고 답했다.
미얀마지지시민모임은 이러한 정부의 무성의한 해명에 또다시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정부가 주한 미얀마 대사를 무기수출 홍보행사에 초청한 것은 국방⋅치안분야 신규 교류⋅협력을 중단한다는 조치와 상충된다. 무기수출 홍보행사는 기본적으로 무기수출을 전제로 하는 것이며, 명백한 신규 교류 및 협력에 해당한다. 미얀마에 대해 해당 조치가 여전히 시행되고 있음에도 주한 미얀마 대사를 초청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고, 이에 대해 정부는 제대로 답하지 않고 있다. 무분별한 무기 수출 진흥 정책으로, 한국산 무기들은 이미 전 세계 곳곳 분쟁 현장에서 발견되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6-2020년 한국의 주요 수출국 중 다수(74%)는 분쟁 중이거나 독재나 인권 탄압의 문제를 겪고 있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국경 너머의 전쟁과 고통을 성장의 기회로 삼는 데 주저하지 않아왔다. 미얀마 군부 인사를 대상으로 국산 무기를 홍보한 행위를 단순히 주한 외교단 단체 초청이라는 해프닝이 아니라 심각한 사안으로 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세안 회원국을 언급한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미얀마는 아세안 회원국이지만 군부 쿠데타 이후 군부 대표는 아세안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 아세안 내에서도 미얀마 군부의 대표성이 문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미얀마 군부를 대표하는 주한 미얀마 대사를 ‘아세안 회원국’이란 이유로 초청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특히 다른 것도 아닌 무기수출 홍보행사에 초청한 것은 외교부가 아세안의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거나, 주한 미얀마 대사를 초청하고 문제가 되자 궁여지책으로 아세안 회원국을 이유로 내세운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무기수출 홍보행사에 주한 미얀마 대사를 초청시켜서 K-2전차에 탑승시켜놓고, 미얀마에 대한 정부 정책과 무관하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해명이라는 사실에 미얀마 지지시민모임은 더욱 참담한 심정이다. 제대로 된 설명도, 사과도, 조치도 없는 무성의하고 무책임한 정부의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제대로 해명하고 미얀마 시민들에게 사과하라. 그것이 미얀마 군부에 의해 살해당하고, 구금당하고, 고문당하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다.
2023년 5월 18일
미얀마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한국시민사회단체모임(106개 단체)
붙임자료2. 발언문
홍명교(플랫폼C 활동가)
윤석열 정부가 내세우는 주요 외교 정책은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입니다. 사실 내용을 보면 굉장히 어색합니다. 미국이 내놓는 인도태평양 전략과 이름만 똑같을 뿐만 아니라, 방향도 완전히 일치하기 때문입니다. 이 인도태평양 전략이 내세우는 비전이 자유, 평화, 번영 세 가지입니다. 그런데 오늘날 세계에서 자유도 없고, 평화도 없고, 번영도 없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미얀마 입니다.
미얀마 군부는 자유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자유롭게 공동체를 꾸릴 권리, 정치에 참여할 권리, 언론 자유와 집회의 자유 모든 것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미얀마에는 오직 학살과 착취의 자유가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미얀마 군부는 평화를 파괴하고 있습니다. 최근 군부는 동부와 북부의 마을들에 대해 초토화작전의 만행을 벌이고 있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의 3월 발표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가 ‘초토화 작전’을 감행하면서 전체 330개의 타운십(시·군) 중 80%가 그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초토화작전이 뭡니까. 노약자 등 민간인과 무장한 시민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적인 공습과 포격입니다. 어제 기준 시민 2만2407명이 반군부 시위를 했다는 이유로 체포됐고 이 중 1만8095명이 감옥에 있습니다. 또 3519명은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런 상황인데 번영이 어딨겠습니까. 군부 쿠데타와 코로나 팬데믹이 겹쳐진 지난 2년 동안 미얀마 경제는 빈곤율이 2배로 증가해, 인구의 거의 절반이 빈곤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군부가 분쟁 지역 접근을 봉쇄하면서 전국 주요 도로와 수도 공급이 차단됐고, 군부는 인도주의 단체가 기아 위기에 처한 1760만명을 지원하는 사업도 막고있습니다. 시민들은 군부나 친군부 민병대 세력의 살인과 납치, 강제 이주, 고문, 성폭력을 포함한 범죄에도 노출돼 있습니다. 3월 초 유엔 인권사무소 발표를 보면, 쿠데타 이후 5만8천여채의 주택이 전소됐고 군부에 의한 방화도 지속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발생한 난민 수는 130만명입니다.
미얀마 군부는 쿠데타 이후 자국민에 대한 무차별적인 학살과 체포 및 구금, 고문 등의 전쟁범죄를 저지르며 세계 민중의 지탄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무기 홍보행사는 정부의 국정과제를 수행하기 위한 거라고 하는데, 반인도적인 학살을 저지르는 범죄 집단에 무기를 팔겠다는 게 국정과제인가 봅니다.
외교부는 이번 행사가 “아세안 회원국을 포함, 주한 외교단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 행사로 미얀마 상황에 대한 정부 정책과 무관하다”고 하는데 도무지 앞뒤가 안 맞습니다. 실책을 저질러놓고 왜 인정하질 않는 것입니까. 양심에 손을 얹고 자신을 돌아보시기 바랍니다.
전은경(참여연대 활동가)
오늘은 5.18 민주화운동기념일입니다.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한 토마스 앤드류 유엔 미얀마 인권상황 특별보고관은 방한일정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을 통해 광주를 방문한 경험을 공유하면서 민주주의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싸워서 쟁취하는 것이라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중요한 기념물들을 많이 보았고, 그 가운데 한국 군인들이 민주화 운동가들을 구타하는 모습이 군부가 양곤 거리에서 시위자들을 잔인하게 구타하는 사진과 그대로 닮아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특별보고관은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미얀마와 관련하여 추가적으로 취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크게 용기를 얻었다며, 미얀마 위기 해결을 위해 한국이 적극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무엇을 했습니까.
반인도적 전쟁범죄를 계속해서 저지르고 있는 군부를 대표하는 주한 미얀마 대사를 무기수출 홍보행사에 초대해 전차까지 탑승시켰습니다. 해명을 요구하는 저희의 규탄 입장에 대해서는 “아세안 회원국을 포함, 주한외교단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행사로, 미얀마 상황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정책과는 무관한 행사”라며 무성의하고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미얀마 군부의 잔혹한 학살이 계속되고 있고,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폭격과 공습이, 체포와 구금이, 민주인사에 대한 사형집행이 초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미얀마에서 전달되는 끔찍한 사진들을 보는 것이 미얀마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이곳에서도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미얀마 대사를 앞에 두고 “한국의 우수한 방산 물자 수출이 확대되어, 세계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는 발언을 할 수 있단 말입니까. 반인도적 전쟁범죄 집단에게 국산 무기의 우수성을 자랑하는게 글로벌 중추국가로 도약하겠다는 정부가 할 일 입니까? 참으로 부끄럽고 참담합니다.
어제 윤석열 대통령은 이주민과의 동행 특별위원회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나라는 지금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외교, 기여하는 외교, 또 글로벌 중추 국가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중략) 국제사회 어디에 내놓더라도 부끄럽지 않은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의 역할과 위상에 부합하는 그러한 정책을 저희가 가지고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제발 그렇게 해주십시오. 무기 팔아 글로벌 중추국가로 도약하려 하지 말고, 국제사회에서 책임 있는 외교, 미얀마 시민들의 고통에 응답하는 외교를 해주십시오.
별첨자료1. 한국 정부에 보내는 미얀마민족통합정부(NUG) 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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