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문] 언론보도 등 공익목적 정보처리 면책을 위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토론회

by | Mar 17, 2023 | 세미나자료, 오픈블로그, 오픈세미나, 프라이버시 | 0 comments

글 | 김복희(고려대)

언론보도 등 공익목적 정보처리 면책을 위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토론회

일시 : 2023년 2월 17일(금) 오후 2시

장소 : 국회 의원회관 제1간담회실

공동주최: 국회의원 민병덕, 사단법인 오픈넷

좌장: 유승희 오픈넷 이사(전 국회의원)

[1세션] 언론보도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의 역설… 현장의 목소리를 듣다

발제 : 윤진희 (오픈넷 연구원, 전 법조전문기자, 법학박사)

토론 : 김도승 (목포대학교 법학과 교수), 홍희경 (서울신문 세종본부 부장), 이병남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개인정보보호정책과 과장)

[2세션] 공익목적 개인정보 활용 면책조항에 대한 입법적 평가

발제: 손형섭 (경성대학교 법학과 교수)

토론: 안정민 (한림대학교 글로벌학부 교수), 선지원 (광운대학교 법학부 교수), 정영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개인정보보호정책과 사무관)

2023년 2월 17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서 사단법인 오픈넷과 민병덕 국회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한 <언론보도 등 공익목적 정보처리 면책을 위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2개의 세션으로 진행되었는데 1세션은 “언론보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의 역설”이라는 주제로, 2세션은 “공익목적 개인정보 활용 면책조항에 대한 입법적 평가”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토론회 자료집 및 영상 다시보기

[1세션] 언론보도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의 역설… 현장의 목소리를 듣다

윤진희 오픈넷 연구원(이하 윤 연구원)의 발제로 1세션 토론이 시작되었다. 윤 연구원은 최근 10년 내에 자신에게 불리한 보도를 한 언론을 상대로 승소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소송을 제기하는 공적 인물의 수가 증가했음을 주지하며 언론보호를 위해 개인정보보호법을 개정 입법해야 한다는 취지를 밝히며 논의를 시작했다. 윤 연구원은 2022년 10월 11일 ‘국가가 국민에게 널리 알릴 사항을 편집하여 발행하는 정기간행물인 관보’를 활용한 경향신문에 대통령실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제소 가능성을 언급했던 것이 이 논의와 긴밀한 연관이 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이 대통령실 법률해석의 당부를 떠나 공적 관심사안의 주체들이 평판관리의 일환으로 개인정보보호법에 근거한 소송 제기의 가능성을 드러낸 것이기 때문이다.

비실명 보도를 원칙으로 하는 통상의 언론기사 외에 사람 자체가 기사 내용의 주가 되는 공적 인물에 관한 보도의 경우, ‘개인정보보호’와 ‘공익목적의 정보 전달’의 두 가치가 충돌한다. 공적 인물의경우, 언론 본연의 역할인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은 주로 실명기사의 영역 즉 공적 인물과 공적 사안에 관한 기사를 통해 이뤄진다. 이때 개인정보를 포함하는 실명보도기사는 원칙상으로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성립되는 실정이다. 때문에 지금까지 개인정보보호법 제 58조 제1항 제4호를 두어 통상의 언론활동에 개인정보를 명시하는 것에 면책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 면책조항은 다음과 같은 한계가 존재한다. 제58조 제1항 제4호는 “언론, 종교단체, 정당이 각각 취재, 보도, 선교, 선거입후보 추천 등 고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수집, 이용하는 개인정보”라고 정한다. 이 조항은 언론의 개인정보가 ‘수집’과 ‘이용’에 한정하여 면책이 가능함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기사에 개인정보를 담는 것이 개인정보보호법상 ‘이용’에 해당하는지 ‘제공’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확립된 기준이 없다. 기사 혹은 보도는 사람들이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개인정보를 보도 내용에 포함시키는 것을 기자가 업무상 취득한 정보를 기사 작성에 ‘이용’한 것으로 볼 것인지, 제3자에게 ‘제공’한 것으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 해석상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이다. 이는 개인정보를 포함한 언론기사를 보도할 경우, 해당 기자나 언론기관이 법원의 사후적 판단을 받기 전까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가능성에 따른 행정적 법적 책임을 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또한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정보(개인정보보호법 제 59조 참조)가 명예훼손 등의 고려 없이, 수집, 처리, 제공 과정 및 금지행위 해당 여부에 의존해 일률적으로 위법성을 판단한다. 이에 더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근거로 한 소송은 법적 시효가 존재하지 않고, 반의사불벌이 적용되지 않는 등의 이유가 있으므로 언론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크다.

윤 연구원은 언론이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고 사회적 책무를 다 하기 위해서 개인정보보호법제가 언론활동에 장애가 되지 않도록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의 개정 입법을 제안했다. 개정안은 개인정보보호법이 언론 및 표현의 자유를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개정을 최소화하며 동시에 보다 명확한 규정을 마련하는 것에 방점을 뒀다. 이 개인정보보호법의 개정안 제시는 개인의 인격권과 언론자유의 규범 조화 상태를 마련할 필요에 의해 제안되었다.

이어서 1세션의 발제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홍희경 서울신문 세종본부 부장(이하 홍 부장)은 기자로서 현 개인정보보호법에서의 원칙과 기사 작성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이 충돌했던 실제 상황을 예로 들어 토론을 진행했다. 먼저 홍 부장은 언론사 현장 기자들이 기사에 써야 할 것, 기사에서 배제해야 할 것에 대한 훈련을 지속적으로 받으며 데스크 또한 그 기사들을 점검함을 밝혔다. 모든 구체적인 사실을 그대로 밝혀 기사화한다는 기자에 대한 통념과 달리 기자들은 모방 행위를 일으킬 만한 경우를 우려하여 최대한 구체적인 묘사를 배제하는 훈련을 거치는 것이다. 지금까지 기자들은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익숙하며, 기사가 사실 적시에 해당하는지 허위사실에 해당하는지 검토하며 기사를 써왔다. 그러나 홍 부장은 앞으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른 처벌이 만연해진다면 기사에 배제해야 하는 내용들이 늘어날 가능성을 언급했다. 특히 ‘WHO’가 공적 인물인 경우 개인정보보호법 조항에 따른 처벌 가능성은 언론의 권력감시 기능 자체를 형해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도승 목포대학교 법학과 교수(이하 김 교수)는 현행 개인정보보호법 58조와 59조를 꼼꼼히 살피며, 현 개인정보보호법이 신문사, 방송국과 같은 언론기관들만이 주체인 것으로 제한하고 언론에 정보를 제공하는 제보자에 대한 보호장치는 없는 실정을 밝혔다. 결론적으로 김 교수는 개정 입법을 제시한 이유와 배경이 언론의 본연 역할을 위축시키는 수단으로 전락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데에는 동의하나, 그 개정안의 내용에 대해서도 아직 구체적이고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함을 주지했다. 현재 언론이 가지는 파급력, 언론활동으로 인해 과도하고 부당한 개인정보의 침해가 야기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점도 소홀할 수 없는 바, 언론에 대해 개인정보의 처리 전반에 대한 규율 예외를 허용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즉 현행법상 언론등록과 유지에 대한 문턱이 매우 낮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입법적 조치를 통해 일괄적인 예외를 두는 것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뜻이다. 결론적으로 김 교수는 언론활동에서 개인정보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하되 언론의 공적 가치와 특수성을 고려한 언론분야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가 절실함을 강조하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이병남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과장(이하 이 과장)은 현행 개인정보보호법 제58조의 항목을 면밀히 밝히며, 정보주체의 입장에서 개정안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토론을 진행했다. 개인정보 보유자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개정안이 제안하는 데로 넓은 범위의 예외를 두는 것보다 범위를 줄이는 것이 옳은 정책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 과장은 문제가 되는 제58조의 “수집, 이용”를 해석하며, 최소한의 개인정보 보장을 위해 사회적 합의 사항을 담은 조항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2세션] 공익목적 개인정보 활용 면책조항에 대한 입법적 평가

손형섭 경성대학교 법학과 교수(이하 손 교수)의 발제로 제 2세션 토론이 이어졌다. 손 교수는 2023년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등장한 배경을 공익제보 불허용 관련 사례들을 들어 간략히 요약하고, 현행법의 사후적 입법평가와 개정안에 대한 사전적 입법평가로 나누어 발제했다. 이를 위해 손 교수는 ‘프라이버시’의 개념을 정리하고 현재 공개되어 이용되는 개인정보 현황을 언급했다. 손 교수는 개인정보보호법이 개인정보의 부정한 수단 등으로 취급하거나 유출하는 금지행위 등을 규정하고 그 위반 사실에 대한 강한 형사처벌규정을 두고 있기 때문에, 개인의 정보를 보호하는 법의 정당한 목적을 넘어 언론에 대한 보도제한이라는 기능을 더하고 있음을 먼저 확인했다. 즉,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언론에 대하여 개인정보의 공익을 위한 사용은 충분히 보장하지 않고 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손 교수는 이러한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을 개정안을 논하기 위해 외국 법제에서의 적용제외를 규정한 EU의 일반데이터보호규정(GDPR), 미국의 캘리포니아 소비자 프라이버시 보호법(CCPA), 일본의 개인정보보호법과 개정 공익통보자보호법 사례를 참조했다.

그러나 손 교수는 공익을 위해 개인정보보호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동의하는 바이나, 현재 제안된 개정안을 사전적 입법 평가로 면밀히 살펴, 개정안의 문제점 역시 간과할 수 없음을 지적했다. 손 교수는 개인정보보호법 제17조에 개인정보의 제공 사유에 공익제보의 경우를 규정하지 않은 점, 제58조 적용제외 사유에 언론, 종교단체, 정당의 고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집, 이용을 규정하였지만, 이 규정은 제3장부터 제7장까지만 적용제외를 규정하고 정작 처벌규정이 있는 제10장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개정안의 문제점으로 분석했다. 특히, 법안에 개인정보처리자에게 개인정보의 취급 및 제3자에 제공 사유로 정보주체자의 동의 외에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를 추가하는 경우에도 이것이 언론기관에 대한 공익제보의 경우 개인정보의 처리, 공개 및 제3자 제공을 인정하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도 문제적임을 명확히 했다. 결론적으로 현재 논의되는 방향으로 개정이 진행된다면 개인정보보호법의 정보주체의 개인정보 보호기능을 현저하게 손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손 교수는 결론으로 “공익을 위한 보도목적으로 범죄에 관련된 사실 혹은 법 위반을 제보하는 경우”에는 개인정보의 취급 및 제3자 제공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되지 않도록 입법하는 것을 제안했다. 즉 “언론기관이 보도목적, 공익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범죄에 관련된 사실 혹은 법 위반을 다루는 경우”로 규정하는 것이다. 덧붙여 무절제한 개인의 사생활 폭로는 제한하기 위하여 관련 정보를 범죄 관련 정보 및 법 위반 사실에 대한 사실로 한정하도록 함으로써 공익을 위한 보도와 제보가 가능하도록 하여 공익을 위한 표현의 대상을 넓히면서도 구체적인 표현의 내용은 범죄 및 법 위반 사실에 한정하는 것을 제안하였다.

이어서 2세션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안정민 한림대학교 글로벌학부 교수(이하 안 교수)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입법에 관한 논의가 언론의 자유가 위축될 위험에서 비롯한 점에 대해서는 공감하나, 개인정보보호법의 개정만으로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이 갖는 불확실성을 해소시키기 어려운 점, 또한 어떤 행위든 개인정보보호법만을 가지고 판단받지 않고 다른 관련 법규를 모두 고려해서 판단 받으므로, 개인정보침해 행위만 개정하자고 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언급했다. 안 교수는 사법부에서는 한 사건에 대해 종합적 판단으로 통해 법익을 침해했느냐 사법적 판단을 내리므로, 하나의 법(개인정보보호법)에서 모든 위협과 제소 가능성을 해소하도록 만들 필요는 없지 않는가 하는 원론적인 논의점을 제시하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선지원 광운대학교 법학부 교수(이하 선 교수) 역시 개정안을 논하기 전에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이 이미 포함하고 있는 제외규정에 대해 논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항 제2호를 통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법령상 의무를 준수하기 위하여 불가피한 경우”를 개인정보 처리의 정당화 요건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선 교수는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을 개정한다면 필수 요건으로 구체성을 담보해야 함을 주지했다. 이어서 선 교수는 개인정보보호법이 아니라 “공익신고자 보호법” 내지는 관련 법규에 공익신고자가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피신고자의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규정을 두는 방안을 제안했다. 선 교수는 이러한 제안을 통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라는 요건을 충족케 하여 공익신고자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의 위험으로 위축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며, 입법의 구체성과 체계정합성의 측면에서 이러한 규정 체계가 장점을 가질 것이라 언급했다.

정영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사무관(이하 정 사무관)은 개인정보보호 측면에서 입법 외에 다른 측면의 노력들이 아직 덜 시행된 것은 아닌가 먼저 강조했다. 특히 근 십년 사이에 인터넷 환경의 급속한 발달로 개인정보처리 환경이 명백히 과거와는 달라졌기에 개인정보보호가 중요한 과제가 된 것은 확실한 사안인 바, 입법을 하더라도 입법에 개인정보나 공익목적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 등에 관해 학제적 법제적 차원에서 연구를 선행해야 함을 피력했다.  

유승희 오픈넷 이사(유 이사)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입법에 관한 오늘의 토론이 학계, 시민단체, 언론, 법조계 모두가 전반적으로 논의해야 할 문제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토론회를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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