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의 인터넷 게시글 삭제명령 건수 폭증, 2022년만 10만 건 넘어

선거기간 시민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약하는
선관위의 선거법 위반 정보 삭제명령 제도에 대한 재고 필요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선거기간 인터넷 검열이 날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오픈넷이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입수·정리한 자료에 따르면, 국회의원 선거의 경우 2012년 제19대 선거에서는 총 1,726건에 그쳤던 삭제명령이 2016년 제20대 선거에서는 17,010건, 2020년 제21대 선거에서는 53,716건으로 약 31배 급증하였고, 대통령 선거의 경우 2012년 제18대 선거에서는 7,159건에 그쳤던 삭제명령이 제19대 대선에서는 40,222건, 제20대 대선에서는 86,639건으로 약 12배 급증하였다. 지방선거의 경우에도 2014년 제6회 선거는 5,169건의 삭제명령이 있었던 것에 비해 2022년 제8회 선거에서는 20,563건에 대해 삭제명령이 이루어져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경쟁이 심화되어 후보자, 정당 간의 정보전 양상도 치열해짐에 따라, 삭제명령 건수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관위의 선거법 위반 정보 삭제명령 제도(공직선거법 제82조의4 제3항)는 각급 선관위가 선거법 위반으로 판단한 인터넷 게시글에 대해 삭제명령을 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있는 제도로, 일종의 선관위에 의한 선거기간 인터넷 검열 제도라 할 수 있다. 공직선거법상의 모든 규정을 위반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정보는 모두 삭제명령의 대상이 될 수 있기에, 후보자에 대한 허위사실유포뿐만 아니라, 후보자 등을  ‘비방’한 경우나, 후보자 등과 관련하여 지역, 성별 등을 비하한 경우, 여론조사 공표·금지 규정을 위반한 경우에도 삭제명령의 대상이 되는 등 적용 대상이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선관위의 자의적인 해석에 따라 과도하게 선거법 위반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이는 사례들도 많이 드러나, 선거기간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지적되어 왔다.

일반인들이 개인 블로그나 웹사이트 게시판에 단순히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 인용하거나, 이용자가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간단한 설문조사도 여론조사 공표·금지 규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삭제되었고, 후보자에 대한 비판, 풍자도 ‘후보자 비방’으로써 삭제,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글 중 일부가 허위임을 이유로 하여 게시물 전체를 삭제, 선관위의 개표 과정에 대한 의혹 제기를 ‘선거의 자유 방해’라며 삭제, 여야 비례대표 대표 후보들 중 전과기록이 있는 후보자들이 많다는 사실을 보도하면서 제목에는 여성 후보 2인만을 대표적으로 적시하고 있는 기자를 비판하는 내용, 신원미상의 한 남성이 여성의당 비례대표 후보의 선거운동을 하던 당원에게 돌을 던졌다는 내용의 기사를 인용하며 이를 비판하는 내용 등도 남성에 대한 비하적 표현을 썼다는 이유로 ‘지역, 성별 비하’ 정보로 보아 삭제한 사례 등이 드러나기도 했다.

민주주의를 가장 직접적으로 실현하는 수단인 선거기간에는 정당 및 후보자에 대한 의혹 제기와 검증, 의견교환이 어느 때보다 더 자유롭고 활발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시기다. 이러한 시기에 시민들의 정치적 의사표현을 확실하지 않은 사실에 기반하고 있다거나 다소 거칠게 후보자를 비판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법기관의 선거법 위반 여부 판단이 내려지기도 전에 선관위의 판단만으로 삭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유권자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하고, 자유로운 소통과 여론 형성을 방해하여 결과적으로 선거기간 공론장을 왜곡할 위험이 크다. 

시민들의 선거와 관련된 정치적 의사표현물이 2022년 상반기 동안만 10만 건이 넘게  검열되었다. 국제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제도에 기반하여 심각한 수준의 정치적 표현물 검열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약하는 공직선거법 전반에 대한 검토와 더불어, 선관위에 광범위한 검열 권한을 부여한 공직선거법 제82조의4에 대한 폐지나 개정이 필요하다. 

2022년 7월 26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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