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문] 세계 인터넷 상호접속 현황과 국내 ‘망이용료’ 논쟁 세미나 (11/23, 온/오프라인)

글 | 김복희(고려대) 

2021년 11월 23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세미나 <세계 인터넷 상호접속 현황과 국내 ‘망이용료’ 논쟁>은 현재 국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망이용료’가 해외에서는 어떤 의미인지, CDN들이 망사업자들에게 내는 요금은 어떤 의미인지, 다른 해외 콘텐츠제공자들에게 요구하는 돈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지금 나온 ‘망이용료’ 법안은 ‘망중립성’에 정말 위반하는 것인지 등의 궁금증을 풀어보는 시간이었다. 이 행사는 동시통역이 제공되었으며 온라인, 오프라인 동시 진행되었다.

유튜브 스트리밍(한국어통역): https://youtu.be/h4fh4Ss3Dt8?t=16
유튜브 스트리밍(영어통역): https://youtu.be/AVB2Hy6XWfY?t=15

논의에 앞서 사회를 맡은 오픈넷 이사이자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박경신 교수(이하 박 교수)는 최근 넷플릭스 콘텐츠 오징어게임의 세계적인 성공으로 인해, 국내 ‘망이용료 부과 법안’이 힘을 얻고 있음을 언급(이 법안은 현재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방송위원회에 계류 중이다)하고 통과될 경우 이같은 법안이 ‘망중립성’(통신망 제공사업자가 모든 콘텐츠를 동등하고 차별 없이 다뤄야 한다는 원칙)을 위반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사단법인 오픈넷은 국제인권단체들과 함께, ‘초과금을 지불한다고 해서 망사업자들이 데이터를 (더 잘) 전달해주는 방식의 차별을 금지하는 규범인 망중립성’을 위반하게 되는 ‘망이용료’ 납부 의무화에 대해 항의한 바 있음을 밝혔다.

이어서 박 교수는 더군다나 해외 콘텐츠제공자들은 망중립성과 관계없이 콘텐츠를 자신의 해외 본사에서 한국까지 끌고 오는 비용을 해저케이블이나 캐시 서버로 감당하고 있으니 더 낼 요금이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점, 일부 해외 콘텐츠제공자들이 이미 CDN을 통해서 간접적으로 ‘망이용료’를 내고 있다는 보도, 과거에 해외 콘텐츠제공자들이 직접 ‘망이용료’를 냈다는 보도가 있음을 언급하여, 현재 ‘망이용료’에 대한 논쟁 및 정보가 다소 혼란스러움을 간략히 요약설명했다(관련 자료). 이에 대해 세미나 참가자들의 발제를 청했다. 

1. 애널리시스 메이슨(Analysys Mason)의 선임고문 마이클 켄드(Michael Kende, Senior Advisor)

발표자료 

마이클 켄드는 먼저 ‘망이용료’가 미국의 규제 당국과 상호접속 관련하여 관심있는 주제이므로, 미국의 상호접속 역사를 간략하게 요약하며 발제를 시작하였다. 마이클 켄드는 기존의 인터넷 환경이 상업적 협상과 경쟁적 구도를 통해 발전적으로 성장해 왔으므로, 이 발전적 모델을 저해하는 규제를 지금에 와서 가한다면 일반 소비자들(구독자들)이 그 피해를 입을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다.

세부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상호접속은 피어링, 트랜짓, 인터넷익스체인지포인트로 발전해왔다. 피어링은 두 개의 컴퓨터망이 서로간 트래픽을 교환하는 모델로, 보통 무료이다. 피어링은 통신비용을 낮추고 무료 이용을 증진시킬 수 있는 기술이다. 그런데 영상과 이미지를 전송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트래픽 교환 비용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 비용 증가에 대한 대응은 CDN 회사들의 투자, 페이드 피어링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대응들이 모두 강제적인 규제 없이 가능한 상업적, 혹은 경쟁적 협상이라는 점에 있다. 그러나 ‘망이용료’를 부과하는 방식의 일방적 규제가 시작된다면(업체에서 구독자들에게 전달되는 트래픽에 비용이 발생하게 되므로) 고객들에게 끝없이 콘텐츠 구독에 대한 이용료를 높일 동기가 발생한다. 즉, 구독자들이 이미 인터넷접속료를 통해 콘텐츠를 볼 권리를 획득했는데 다시 CP들이 콘텐츠를 발송하는 비용 즉 망이용료의 부담을 구독자들에게 전가하여 이중으로 부담을 진다는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2.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의 공공정책 부사장 알리사 스타작(Alissa Starzak, Vice President, Global Public Policy)

발표자료

알리사 스타작은 인터넷이 누가 돈을 더 내고 덜 내는가에 따라 작동하는 서비스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알리사 스타작은 규제를 가하기 이전에 한국이 인터넷이 작동하는 프로세스를 다시 정비하여, 모두가 빠르고 안전하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했다.

알리사 스타작은 클라우드플레어가 글로벌 네트워크(CDN)로서 세계 100개 이상의 국가, 250개 도시에서 활동하고 있음을 소개했다. 클라우드플레어는 많은 웹사이트들에 대해서 무료로 속도와 보안을 향상시키는 서비스를 제공을 하고 있는데(10,000개 이상의 ISP와 무과금피어링을 하기 때문에 이런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런 서비스들을 한국 내에서는 거의 제공하고 있지 못하는 실정을 설명하였다. 그는 이러한 무료 CDN을 제공하려면 국내 이용자에게 인터넷 접속을 제공하는 망사업자들(ISP)이 클라우드플레어와 무과금피어링을 할 수 있도록 허용되어야 하는데, 한국의 경우 다른 지역과 달리 국내 대형 망사업자들과는 유료 피어링이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클라우드플레어는 국내 IXP에 참가하고 있고 여기에는 소형 망사업자들도 참여하고 있어 무료피어링이 이루어지고 있다. 평균적으로 클라우드플레어가 대형 망사업자들에게 내야 하는 한국의 대역폭비용이 인도에 비해 10배, 일본의 20배, 미국의 30배, 유럽 대부분의 곳에 비해서는 40배 정도 높다고 밝혔다. 다른 전 세계 지역들과 비교해보면 다른 나라들은 대역폭 비용이 연례적으로 줄어들고 있는데, 한국은 6년 동안 대역폭 비용이 줄어들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이러한 비용이 한국 내 트래픽에 있어서 세금처럼 역할을 하고 있으며 결국에는 이로 인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이 손해를 보는 상황에 처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국내 이용자들은 해외 중소사이트에 187% 더 느리게 접속하게 되고 해외 중소사이트들은 한국 이용자들을 제대로 서비스를 하지 못하게 된다. 한국 웹사이트들도 국내에서 인터넷접속료가 너무 비싸기 때문에 해외에서 셋업을 한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역시 국내 이용자들의 접속속도가 느려지게 된다. 그는 인터넷 작동에 있어 단순히 누가 돈을 내느냐의 문제가 아닌 글로벌 인터넷이 어떻게 작동하느냐가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돈을 많이 내는 콘텐츠는 더 빨리 제공되고 돈을 적게 내는 콘텐츠는 느리게 제공되어 인터넷에 2개의 차선이 생겨버리는 위험의 문제라고 하였다.  

3. 넷플릭스(Netflix)의 글로벌 콘텐츠 전송 부문 디렉터 토마 볼머(Thomas Volmer, Director of Global Content Delivery Policy)

발표자료

토마 볼머는 ISP의 시각, CP(콘텐츠제공자)의 입장을 아우르며 발제를 시작했다. 넷플릭스는 이용자들이 ISP의 인터넷 상품에 가입을 하면 인터넷에 접속이 가능해진다는 전제를 두고, 넷플릭스는 거기에 콘텐츠를 제공하는 업체로서 넷플릭스의 경우 실제 한국 이용자가 지불하는 인터넷 요금에 비해 아주 적은 양의 비중(한국의 SK브로드밴드가 인터넷 가입자에게 평균적으로 대역폭을 200mbps 제공하는데, 넷플릭스는 3.6mbps 정도를 평균적으로 차지함, 피크시간 비중은 2%임)을 차지하는 데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 현재 ISP가 콘텐츠 업체에 과금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점을 상기시키며, 한국 ISP들 또한 전 세계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서 (CDN에) 요금을 내고 접속하고 있는 상황이며 글로벌 표준은 콘텐츠를 보내는 쪽이 아닌, ISP가 요금을 지불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현재 추세로 콘텐츠 업체에 과금을 시작한다면 콘텐츠 업체가 서버를 다른 곳에 유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콘텐츠를 한국 밖에 저장을 하게 되면 먼 거리에서 콘텐츠가 전송되게 되므로 비용만 높아지고, 비효율적인 네트워크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토마 볼머는 이러한 비용과 효율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넷플릭스가 제시한 솔루션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넷플릭스는 자체적으로 CDN을 구축하기로 결정하여(오픈커넥트) 1만 4천여 개의 서버를 전 세계적으로 구축했으며 로컬 환경에서 콘텐츠를 전달함으로써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한국에 오픈커넥트 캐시서버를 설치하면 모든 비용을 아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한국 인터넷 이용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네트워크 비용을 지불하거나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부연했다. 결론적으로 규제를 도입할 것이 아니라, 사용자들이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현지화하는 대체 방안을 권장할 수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는 주장으로 발제를 끝맺었다.  

이어서 진행된 질의응답시간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오갔다.

현재 한국에서 웹사이트를 구축하여 해외로 콘텐츠를 전송하는 것보다, 해외 서버를 통해 웹 사이트 구축하는 것이 더 빠르고 더 비용이 낮은 상황이 발생하는 까닭(망사업자들에게 지불하는 비용의 문제), 특정 방식에 대해서 비판을 하는 것보다는 상업적인 계약 방식을 취하는 것이 이득인 까닭(강제 계약은 다양한 콘텐츠와 그 제공의 상황에 따라 달라질 다양한 계약 방식을 선제적으로 억압하게 되므로, 자유로운 인터넷 환경을 억압할 수 있게 되고, 최종적으로 이 피해는 사용자들에게 돌아가게 됨)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루었다. 또한 기업과 개인을 같은 사용자로 두고 동일한 성격의 요금을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논의 등, 다양한 실례와 사고실험의 결과 결국, ‘망이용료’ 부과라는 쟁점에 대해, 그것을 법으로 의무화할 것이 아니라 기업 간 상업적인 협상의 여지로 남겨두어야 한다는 것으로 의견이 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