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문] “개인정보보호법과 열린정부운동” – OGP 혁신박람회 컨퍼런스 (2021.11.06.)

OGP 민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경신 오픈넷 이사가 2021.11.6. 혁신박람회 컨퍼런스 “열린정부(Open Government Partnership) 실현을 위한 국제적 연대”에서 토론에 참여했습니다.

토론문 / 박경신 열린정부위원(오픈넷 이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정부(OGP)활동에는 범정부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다른 나라에서는 OGP가 국가 수반 수준에서 참여하면서 정부 전체의 변화로 뒷받침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행정안전부가 주무부처였고 이 때문에 제대로 된 OGP를 위한 법률변경도 행안부 영향권 외에서는 불가능하고 데이터 공개 역시 행안부 영향권 내에서만 활발하다. 원활한 OGP 운동을 위해서는 정보의 흐름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보호법, 형법,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 등 다양한 법의 개정이 필요하다. Data.go.kr에 공개된 파일도 현재 4만 개 정도의 파일 대부분이 작은 시군구 단위의 행정구역별 데이터들이고 전국 수준의 데이터는 1만 개 정도밖에 되지 않아 연방 규모의 데이터 파일만 수십만 개씩 공개되는 미국의 data.gov나 영국의 data.go.uk와 비교하기 어렵다. 최근에 관련 규정만 총리실 훈령으로 바꿨지만 주무부처는 계속 행정안전부라서 앞으로 격상이 더 필요하다. 

OGP는 오픈데이터, 반부패, 시민참여의 3가지 테마가 있는데 정부에 의한 막대한 정보공개를 전제로 부패 포착 또는 시민의 깊이 있는 참여가 보장되기 때문에 정보공개가 가장 핵심적이라 하겠다. 그런데 수많은 정보가 개인정보이거나 개인정보에서 시작된다. 이에 대한 원활한 공개를 위해서는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하고 이를 위해 정보활용과 정보보호의 균형을 잡는 개인정보보호법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현재 세계의 골드 스탠더드가 되고 있는 GDPR과 비슷하게 개인정보보호법을 만들어 다행이다. 하지만 활용의 측면에서 개인정보보호법이 OGP 활동을 제한하는 면들도 있다. 

우선 GDPR은 정보주체의 동의가 없더라도 ‘공익을 목표로 하는 경우’ 개인정보를 이용 및 제3자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있어 사회적 고발 및 사회적 빅데이터가 가능하지만 우리나라 법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 또 GDPR은 표현의 자유의 행사행위에 대해서는 개인정보보호법 상의 면제를 인정하는데 우리나라 법에는 ‘언론사의 보도행위’만 면제되고 있어 역시 비언론인에 의한 사회적 고발 특히 ‘언론사에의 제보’자체가 어렵다. (물론 GDPR의 보호수준을 따르지 못하는 조항도 있지만 오늘은 OGP 행사이므로 활용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대표적으로 가명정보에 대한 열람권, 삭제정정권, 처리정지권이 마비된 것이 부실한 보호의 예이다.) 

이외에도 GDPR에 명시된 것은 아니나 ‘일반적으로 공개된 정보’에 대한 개인정보보호법 면제가 필요하다. 개인정보보호법의 원래 목적이 프라이버시 보호임을 고려한다면 합법적으로 일반적으로 공개된 정보는 자유롭게 유통되도록 하여(호주, 캐나다, 싱가폴이 그렇게 되어 있는데) 사회적 빅데이터에 필요한 자료를 늘려야 한다. 예를 들어, 이들 나라들에서는 판결문이 실명으로 자유롭게 공개되는데 반부패활동에 필요한 중요한 자료들이 여기에서 나온다.  

형법의 경우에도 사실적시명예훼손 조항이 사회적 고발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배드파더스라는 양육비 미지급자들을 공개하여 수많은 저소득층 여성들의 생존권을 보호해주던 사이트가 형사기소의 위험에 위축되어 결국 문을 닫았다. 

방송통신위원회설치법의 경우 불법이 아니어도 정보를 차단할 수 있도록 한 조항 즉 “건전한 통신윤리의 함양을 위해서 필요한 것”을 심의 및 시정요구하도록 한 조항 때문에 인터넷을 통한 중요한 민간정보공유의 흐름이 차단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낙태죄가 폐지되면서 저소득층 여성들이 안전하게 낙태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위민온웹이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원격상담 후 낙태약 제공이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방통심의위에 의해 차단되었다.

개인정보보호법, 형법, 방송통신위원회설치법 모두 행안부의 영향력 하에서 개선될 수 있는 법이 아니다. 대한민국도 다른 나라들처럼 OGP에 대한 예우를 제대로 하여 범정부적인 변화가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