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중립성과 ‘망 이용료’ 논란? –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방송분 (질문 1, 2, 3)

글 | 박경신(오픈넷 이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KBS 1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2021.10.20. 방송)
[최강 인터뷰 3] 오징어게임이 쏘아올린 넷플릭스 망 사용료 논쟁
– 유튜브 영상: https://youtu.be/10UfrR-7s6Y?t=5134

Q: 최경영 / A: 박경신

Q1. 오징어게임의 전 세계적 돌풍이 ‘망 사용료’ 논란까지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망 사용료’를 얘기하기 위해선 먼저 ‘망중립성’ 개념부터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어떤 개념인지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A. 망사업자들에게 적용되는 법으로서 인터넷 데이터 전송에 있어서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는 규범입니다. 예를 들어, KT가 스마트TV 트래픽과 P2P 트래픽 차단한 적 있었지요. KT 고객들이 스마트TV로 넷플릭스 같은 거 보고 P2P 트래픽으로 영화파일 다운받아서 보면 KT의 IPTV 사업에 손해가 나니까 그랬던거 같습니다. SKT와 KT가 카카오톡 보이스 트래픽을 차단한 적이 있었는데 역시 자신들의 음성전화 매출 보호하려고 했던게 확실하고요. 이렇게 특정 트래픽을 골라서 차단하거나 지연하는 것은 모두 망중립성 위반입니다. 

그런데 망중립성이 단순히 차별금지로 끝나는게 아니라 인터넷상에서 데이터전송료 또는 급행료를 금지하는 의미를 가집니다. 왜냐면 이런 걸 받기 시작하면 돈 더 많이 내는 사람들의 데이터만 더 빨리 전달되거든요. 결국 돈 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별이 발생하지요. 지금 넷플릭스 문제도 백만장자 대 천만장자 싸움이라고 보실 게 아니라 넷플릭스에게 돈을 받고 데이터전송을 해주기 시작하면 결국 넷플릭스가 특별대우를 받는거죠. 다른 콘텐츠제공자들, 예를 들어 여러분들도 유튜브든 팟캐스트든 뭐든 올리고 계시다면 다 콘텐츠제공자인데, 이렇게 되면 앞으로 여러분들의 구독자들이 여러분들의 콘텐츠를 볼 때마다 여러분이 돈을 내야 합니다.

더 근본적으로 보자면, 이런거 생각해보시죠. 국제전화하면 10분만 해도 2만원 넘어갑니다. 왜 인터넷에서는 영상까지 그것도 수십명이 줌회의를 3시간씩 해도 거의 무료일까요? 이게 바로 망중립성 때문에 그렇습니다. 돈 낸다고 데이터전달해주고 안 낸다고 전달 안 해주고 이런거 하지 말라는 겁니다. 인터넷 내에서는 전송료는 무료입니다. 

그럼 지금 여러분들이 한 달에 1만-5만원씩 내는건 뭐냐. 접속료입니다. 지금 말씀드린 무료통신의 세계에 들어가기 위한 입장료 같은 거고 각자 집에 깔려있는 선 용량에 비례해서 내게 됩니다. 이 접속료는 네이버, 카카오도 매년 7백억씩, 3백억씩 내고 있고 특히 동영상에 의존하는 아프리카TV도 150억 내고 있습니다. 이 회사들 서버에는 동시에 접속하는 사람들이 숫자가 많으니 접속용량이 커야 되니까 그렇게 많이 내는겁니다. 하지만 만원을 내든 수백억을 내든 우선 접속료내고 입장하면 그 이후 데이터전송은 아무리 많이 해도 무료! 이게 망중립성입니다. 

왜 인터넷만 이런 비용분담구조가 생겼을까? 인터넷이라는 상품을 잘 생각해보세요. 인터넷으로 한국 서버들에만 접속하려는 사람 없을 겁니다. 전 세계 서버들에 다 접속하고 싶지요. 인터넷이라는 상품에서 세계성은 핵심입니다. 그럼 한 업체가 전 세계 서버들을 다 커버하진 못하기 때문에 결국 여러 망사업자들이 연합해서 해야 합니다. 그런데 서로 전달해준다고 돈을 주고받기 시작하면 거래비용 때문에 통신체계가 무너지게 됩니다. 그래서 서로 데이터전송에 대해서는 돈을 받지 않기고 상호접속을 유지하는 비용만 받기로 한 겁니다.

Q2. 그래서 이번 ‘망 사용료 논란’은 정확하게 어떤 문제인 건가요? 통신사업자(ISP) 입장에서 ‘보는 사람이 늘어나서 트래픽이 늘어났고, 여기에 비용이 발생한다’ 이런 얘기인가요?

A. 네, 원래 2010년도에도 한국 망사업자들이 한국 콘텐츠업체들을 상대로 ‘망사용료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었습니다. 네이버, 다음으로부터 뻔히 수백억의 접속료를 받고 있는데 무임승차니 뭐니 하면서 별도로 돈을 더 내라고 요구를 했었지요. 바로 트래픽이 늘어나서 망유지비용이 든다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데이터가 많이 오간다고 해서 망유지비용이 더 들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KBS 많이 본다고 아니 지금 최경영 라디오 많이 듣는다고 KBS 송신탑 출력을 높일 필요가 없는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또는 KBS를 케이블티비로 볼 때도 KBS 많이 본다고 케이블업자가 부하 많이 걸린다고 불평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과학적으로 신호는 빛이고 빛이 매체를 지나갈 때 아무런 비용이 발생하지 않거든요.  

비용이 드는 경우는 언제냐면, 콘텐츠를 보는 동시접속자 숫자도 늘어나서 그 콘텐츠 서버에 들어가는 선의 용량을 늘려야 한다거나 각 이용자나 각 지역에 들어간 선의 용량을 늘려야 할 때인데 망사업자는 그럴 때마다 이미 서버운영자(예를 들어 네이버)나 이용자들로부터 받는 접속료를 더 높이게 됩니다.

그런데 망사업자들이 접속료 외에 별도의 돈을 요구해서 논란이 되고 있고 결국 인터넷에서 돈 많이 버는 사람들에게 급행료 달라고 하는 것 아니냐고 해석할 수밖에 없어서 망중립성과 충돌하는 것입니다. 망사업자는 기본적으로 네이버나 다음에 당신들 돈을 많이 버니까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 돈을 좀 더 내라 이런거고. 그런데 망중립성은 데이터전달을 잘해준다고 해서 돈을 받기 시작하면 결국 인터넷 이용에 있어서 빈부차별이 생겨서 안 된다는거고.  

그런데 망사업자들이 네이버나 다음에 대해서는 더 이런 얘기는 안합니다. 왜냐면 나중에 기회가 되면 설명드리겠지만 역대정부가 인터넷접속료를 강제로 무지하게 높여놓아서 (빠리의 8대, 영국의 6배 등등) 한국 망사업자가 이런 얘기를 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그래서 약 3년 전부터 망사업자들이 넷플릭스 같은 해외 콘텐츠업자들에게 돈을 달라고 하기 시작한 게 이번 망 이용료 논란입니다.  

Q3. 넷플릭스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선 ‘망 사용료(속도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 포함)’를 우리나라 업체(ISP)들이 다 부담했고, 넷플릭스는 그동안 1원도 안 내지 않았나요? 

A. 인터넷망을 통해 데이터가 어떻게 오는지 살펴볼까요? 넷플릭스가 캘리포니아에 있죠. 거기 메인서버에 우선 콘텐츠가 깔린 후 서버데이터가 해외 망을 통해서 우선 한국까지 와야겠지요. 망 이용료라고 하면 넷플릭스 데이터는 해외 망을 거치고 다시 국내 망을 거치니까 해외 망이용료, 국내 망이용료가 있을텐데 국내 망이용료는 국내 망사업자가 내지만 해외 망이용료는 누가 낼까요? 이걸 넷플릭스가 부담하고 있는 거지요. 

또 역차별 운운하시는데 해외 콘텐츠업자들은 국내 업자들과 달리 인터넷, 즉 “전송료 제로”의 세계로 입장을 할 때 국내 망사업자를 통하지 않으니 국내 망사업자에게 낼 인터넷접속료가 애시당초 없었습니다. 대신 국내까지 데이터를 끌고 오는 비용을 해외 망사업자에게 내거나 스스로 끌고 오는 비용을 부담하는 거지요. 넷플릭스 1심 판결도 넷플릭스가 진 게 아닌 게 판결문에 그렇게 나옵니다. ‘망 이용대가’를 내긴 내야 하는데 국내까지 해저케이블이든 캐시서버든 끌고오는 걸로 퉁칠 수 있다고. . .

이걸 알기 때문에 SK브로드밴드 포함해서 망사업자들이 공식적으로는 돈 달라고 한 적이 없었습니다. 셋 다 지금도 서울, 일본, 홍콩에서 무료로 상호접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SK브로드밴드는 그 계약을 바꿔달라고 주장하면서 돈을 달라고 하니까 넷플릭스가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한거고.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