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함지혜
사단법인 오픈넷이 지난 12월 16일, 해외 전문가들을 초청하여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공유경제는 불평등해소할 수 있는가? – 캘리포니아 AB5법과 블록체인 조합주의의 가능성”을 주제로 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1. 인터넷은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가 2.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조합주의는 공유경제가 직면한 난관을 타개할 방안이 될 수 있는가의 두 세션으로 진행되었으며, 국내외 전문가들이 함께했다.
- 세미나 자료: https://opennet.or.kr/17174
[Session 1] 인터넷은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가?
세션1에서는 ‘인터넷은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 세 개의 발제로 진행되었다. 발제1에서 아이작 레데가드 교수(호주 모나시 대학교 사회과학부, 이하 ‘레데가드 교수’)가 “편안한 이방인 모시기: 공유경제에 담긴 사해주의적 욕망”을, 발제2에서 그레고리 스타인 교수(미국 테네시 주립대학교 로스쿨, 이하 ‘스타인 교수’)가 “공유경제 내에서의 불평등”을, 발제3에서 비나 뒤발 교수(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헤이스팅스법대, 이하 ‘뒤발 교수’)가 원격으로 참여하여 “민주주의와 AB5: 캘리포니아 긱노동의 경제적 보호망과 규제”에 대해 발표했다. 박경신 오픈넷 이사(고려대학교 법합전문대학원 교수)가 사회를 맡고, 권두섭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 원장), 김공회 교수(경상대학교 경제학과), 김환민 위원(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청년을지로분과위원회), 윤지영 변호사(공익인권법재단 공감)가 토론에 참여했다.
발제 1. 아이작 레데가드 교수 – “편안한 이방인 모시기: 공유경제에 담긴 사해주의적 욕망”
레데가드 교수는 숙박공유 플랫폼 Air BnB를 중심으로 공유경제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였다. 그는 현시점의 공유경제를 구성하는 인터넷이라는 기술, 공유경제가 사람들 사이에서 작동하는 방식과 공유경제의 이점을 살리기 위해 지켜져야하는 전제를 중심으로 발표를 이어갔다.
변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사회: 정보, 통신기술, 인터넷이라고 바꿔말하는 기술 그 자체가 변했다기보다 기술의 사용법, 사용주체, 규제 주체가 변한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변화를 논리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인터넷은 대부분 재생산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자원 이용의 역할이 완전히 변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어떤 경우에는 인터넷과 사회논리가 합쳐져 완전 새로운 사회적 역동성을 만들어 내고, 이런 경우에는 기술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
공유경제가 작동하는 방식: 돈이라는 부가 소득과 문화적 경험을 하려는 욕구는 Air BnB 호스트가 공유경제에 참여하려는 주요 목적이다. 연구 데이터를 살펴보면 돈이라는 부가소득에 더해 문화적 경험을 하려는 욕구도 그 목적이다. Air BnB의 호스트들은 타인, 특히 자신과는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을 즐긴다. 그렇지만 동시에 차별도 발생한다. 다른 호스트들의 인터뷰를 살펴보면 입 밖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암묵적으로 게스트를 선정하는 데 있어 인종, 나이 등의 차별이 존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으로 모든 호스트들은 Air BnB를 통해 문화적 경험을 얻는 것, 즉 ‘편안한 이방인’이 되는 것을 추구하고 있었다.
두 가지 명확한 방식의 구조화를 통해 구축되는 신뢰: 먼저 ‘사회 신용데이터’의 사용이다. 호스트는 게스트를 결정할 때 Air BnB의 리뷰, 구글 검색, SNS 등을 사해 그 사람에 대해 선구축된 신뢰를 평가한다. 두 번째는 제도화된 신뢰로 Air BnB의 보험정책을 예로 들 수 있다. 호스트들은 회사에 보험정책 때문에 자신이 가진 한정적인 정보로 게스트를 고르지 않아도 된다. 이 외에 게스트가 사이트에 신용카드 정보, 거주지 등을 기입하는 것도 또 다른 제도화된 신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공유경제의 이점을 살리기 위해 지켜야 하는 전제: 공유경제에 참여한다는 것은 부가적인 기회가 생긴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현재의 공유경제 하에서는 기회의 세상이 열린다 하더라도 자기자신에 맞는 다름이 있어야 하고, 사회 신용정보가 좋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야 한다. 이는 개선해야 하는 문제점으로 보이며 이를 위한 방법으로 제도화된 신뢰의 수준을 높이는 것을 제안할 수 있다. 또한 회사의 보험정책이 제대로 실행되어야 하고 게스트의 정보 입력 또한 확실한 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리하자면, 공유경제는 사람들을 가깝게 하고,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을 이어주는 역할을 하지만 제대로 공유경제 모델을 설계, 규제하지 않으면 사회 불평등을 재생산할 수 있다.
발제 2. 그레고리 스타인 교수 – “공유경제 내에서의 불평등”
스타인 교수는 논제의 전제와 공유경제의 배경, 장단기적 영향, 규제 주체의 순서로 공유경제 내 불평등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였다. 그는 ‘공유경제’에서 불평등은 존재하며 ‘공유경제’ 산업에서 서비스 상품의 가격이 수요와 공급에 따라 실시간으로 달라진다고 주장했다.
현재의 공유경제는 공유경제 아니야: ‘공유경제’라는 용어의 ‘공유’는 무료로 나누는 것을 뜻하는데, 우리가 현재 이야기하는 우버와 같은 공유경제는 과금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따라서 ‘공유경제’라는 용어는 옳지 않다. ‘대여경제’ 혹은 ‘임대경제’와 같은 용어가 더 적절하다. Air BnB의 경우도 부동산을 과금을 해야 하는 상품으로 보고 구매자를 포용하거나 배재할 수 있다. 과거에는 아파트를 6개월 이상의 단위로 임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 현재는 Air BnB나 우버처럼 자신의 재산을 짧은 시간 동안 공유하고 임대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새로운 형태의 중개인의 등장: ‘공유경제’에서 일견 중개인이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중개인이 나타난 것이다. 그것이 바로 플랫폼이다. 플랫폼을 통해 대부분 온라인으로 거래가 이루어지며 이는 협상시간을 줄이는 것에 도움을 주었다. 또한 보험으로 안전을 보장하고 거래량 증가의 효과를 가져왔다.
다이나믹 프라이싱의 등장과 그것의 문제점: ‘공유경제’에서는 더 이상 가격이 고정된 형태로 제공되지 않는다. 수요와 공급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동하는 ‘다이나믹 프라이싱’인 것이다. 과거에는 상품이 우연에 따라 배분되었다. 택시를 잡는데 비가 내리면 운이 좋으면 택시를 타고, 그렇지 못하면 택시를 탈 수 없는 것이다. 이에 반해 공유경제에서는 우연에 따라 배분되는 것이 아니라, 가격에 따라 상품이 배분된다. 비가 와서 우버를 타려는 수요자가 늘어나면 그에 따라 가격이 늘 것이고, 이는 자연스레 실시간으로 우버 운전자의 공급 증가로 이어진다. 다이나믹 프라이싱으로 가격이 상승했을 때 상품은 그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 사람에게 배분된다. 이 때, 우리들은 필수품의 경우, 빠르게 대체가 이루어 질 수 없는 비탄력 물자의 경우, 공공 물자의 경우를 구분해 각각의 경우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공유경제로 인한 장단기적 영향: 단기적으로는 덜 부유한 사람이 더 많은 피해를 볼 것이다. 필수품과 비탄력적 상품은 수요의 하락 가능성이 낮고 신속한 대체가 불가하므로 가격이 상승할 것이다. 수요가 가장 높을 때 가격이 최고치에 이를 것이므로 덜 부유한 사람들이 큰 피해를 볼 것이다. 하지만 사치품이나 탄력적인 일부 물자의 다이나믹 프라이스로인한 가격 하락 혹은 일자리 증가 등으로 가난한 사람들은 이를 상쇄하는 혜택을 볼 수도 있다. 덜 부유한 사람들은 기본 가격을 가장 낮게 측정하고, 필요한 것을 측정해 추가로 돈을 부과하는 ‘메뉴 프라이싱’ 등으로 상쇄 효과를 볼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부족분이 해결되면 공급이 늘어나고 가격이 하락하여 조금 더 긍정적인 상황이 될 것이다. 일자리가 늘어나고 피크타임 외엔 가격을 더 낮게 측정하여 혜택이 발생할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차를 구매하고 우버로 자금을 충당하는 등 상품구매여력이 생길 수 있다. 마지막으로 ‘장기’라는 개념의 기간이 짧아질 것이다. 점점 빠르게 많은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공유경제에 대한 민관의 개입은 신중해야: 이러한 공유경제로 인한 영향에 대해 민간차원, 정부차원의 개입이 일어날 수 있다. 정부차원의 개입은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 민간 분야의 개입은 정부의 규제를 피하기 위해 혜택과 외부효과를 내부화시키는 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 정부와 민간차원의 혼합도 가능하며 또는 실제로 심각한 문제가 나타났을 때까지 규제하지 않고 기다리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 결론을 내리고 미래를 예측해보자면, 기술 변화는 계속해서 일어날 것이고 많은 서비스와 상품이 구식으로 전락할 것이다. 혁신이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감과 동시에 변화는 더 빠르게 일어날 수밖에 없다. 사회는 자기적 혁신의 개발은 보장하되 단기적으로 피해보는 사람은 보호할 필요가 있다.
발제 3. 비나 뒤발 교수 – “민주주의와 AB5: 캘리포니아 긱노동의 경제적 보호망과 규제”
뒤발 교수는 캘리포니아의 AB5법에 대해 설명했다.
두 가지의 근로자 개념 정의: 하나는 근로보상, 사내보상, 급여, 조직교섭권을 갖는 정규직 근로자이고, 다른 하나는 교섭권, 급여, 산재보상 등을 받을 수 없는 특수근로자인 독립계약자이다. 미국 기업의 입장에서는 고용에 비용이 많이 드는 정규직 근로자 대신 독립계약자를 선호한다. 차량 공유 플랫폼인 우버의 경우, 운전자들이 차를 사거나 임대할 때 우버나 3자 회사를 통해 구매, 대여가 이루어진다. 하지만 우버 운전자들은 독립계약자로 분류되어 있고, 따라서 하루 16시간 이상의 근로, 운전에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근로자성을 인정받기 위한 시도와 수반된 문제점: 1970년대부터 누가 근로자이고 독립계약자인지 이해하기 위한 시도가 늘어났다. 근로자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노동자의 업무 수행에 관하여 계약사항, 통제 및 지시가 얼마나 강했는지가 중요했다. 독립계약자라 주장하더라도 법적인 판단기준은 사용자나 노동자가 스스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의 업무수행, 통제 및 지시수행이 그 근거가 되었다. 이 때의 문제점은 첫째, 주관성이다. 동일 노동자에게도 상이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실제로 연방 순회법원은 페덱스 배달원을 독립계약자로 인정하였고 다른 순회법원은 주법에 따라 최저임금과 초과근무수당, 산재를 받는 근로자로 인정하였다. 둘째, 실제 이행의 어려움이다. 기업은 계약서를 수정하고 노동자를 통제, 지시하는 방법을 바꾸어 법을 피해갈 수 있고 실제로 그런 사례가 있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노동자에게 더 큰 피해를 줄 가능성을 가져온다.
플랫폼 산업에서 나타나는 특수한 고용형태와 문제점: 특수근로자의 경우 플랫폼 노동자와 호출 노동자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디지털 플랫폼의 경우 핸드폰, 인터넷으로 업무를 지시받고 일을 하는 형태인데, 앞으로는 이러한 노동자 비중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 경제에서 노동의 미래에 대해 생각할 때, 우버나 리프트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은 앞으로 서비스 경제 전역에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우버, 리프트와 같은 고용 플랫폼은 현재 미국 최대의 플랫폼이 되었고 이들 기업은 몇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알고리즘을 통해 노동자를 통제, 지시하고 일방적으로 계약을 종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데이터를 취합하여 소비자 데이터를 활용하고 개인적으로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판매할 수도 있다. 셋째, 개인화된 급여, 알고리즘을 만들기도 한다. 공급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얼마나 주고 싶은지에 따라 정해진다. 넷째, 임금정책의 사유화이다. 내가 어떤 급여를 받는지가 나의 능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내 휴대폰 배터리가 얼마나 남았는지 혹은 내가 원래 받아야 할 택시비가 내 주위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자신 스스로가 아닌 제2의 요소로 가치가 결정되고 본인 사업에 대한 통제권이 전혀 없는 상황이 나타난다. 기존 산업에서는 기업이 떠안을 위험을 사용자가 아닌 노동자가 지는 것이다.
AB5법 발의: 이러한 문제들을 개선하기 위해 AB5법이 2020년부터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시행될 예정이다. AB5법을 통해 앞으로는 근로자성을 기업에서 입증해야 한다. AB5법은 ABC테스트를 통해 ‘근로자가 기업의 통제와 지시에서 자유롭고, 기업의 일반적 사업에서 벗어나는 예외성을 가지며, 독립된 사업을 한다’는 것을 입증하지 못하면 독립계약자가 아닌 근로자로 인정해야 한다는 법안이다. 따라서 1월 1일부터 캘리포니아에서는 많은 긱워커들, 독립계약자들이 근로자로 인정을 받게 될 것이다.
위의 세 발제에 대한 토론에서
김공회 경상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공유경제는 ‘공유’의 수준을 넘어 이미 ‘경제’가 되었다며 이전에는 전통적인 공유경제의 장이라고 할 수 있는 시장에서 우연히 발생한 잉여물, 유휴자원이 거래되었다면, 현재는 인터넷 가상공간에서 다양한 어플을 통해 자원의 공유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경제의 전반적 효율성이 제고되고 화폐화되며 금전적 보상이 수반된다. 이 때 구매자와 판매자를 이어주는 플랫폼은 거래 당사자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그 과정에서 수수료와 광고 수익을 얻는다. 이러한 이윤을 남기기 위해서는 더 많은 거래가 성사되어야 하고, 따라서 플랫폼은 제품과 서비스의 규격화, 차량의 소유와 노동 제공 참여자의 통제 등 어느새 기존 기업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경신 오픈넷 이사(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유휴자원을 공유하는 것이 아닌, 이윤을 목적으로 플랫폼에 참가하고, 그것을 운영하기 때문에 더 많은 노동자 착취, 자원낭비, 경제적 구매가 일어나는 것이 문제라면, 아직 플랫폼엔 희망이 있는 게 아닌지,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완화할 수 있다면 공유경제 플랫폼의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는 것이 아닌지 질문을 던졌다.
김공회 교수는 이에 플랫폼의 가능성이 현실의 여러 과정들 속에서 변질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을지언정, ‘소유’라는 개념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성을 가진 굉장히 무거운 개념이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넘어서는 ‘공유’의 장점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밝히며, 공유경제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들이 나타났다고 하더라도 제도적인 뒷받침들을 고민한다면 공유경제가 주는 가능성들이 사람들에게 더 좋은 방식으로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 답했다.
최재윤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는 공유경제 관련 문제해결을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유사근로자 개념을 도입하여 노동근로자법을 일부 적용시키는 방법이 효과적인데, 근로자성을 인정하고 노동법을 전면 적용하는 방법은 오히려 플랫폼이 그것을 피해갈 수 있는 선에서만 플랫폼을 운영하게 하고, 근로자성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직무교육을 하지 않는 등 노동자 보호가 더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며, 비전형 노동자법은 플랫폼도 회피노력의 필요가 없고 근로자들도 혜택을 받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둘째로 공제조합을 조성해 플랫폼 근로자에 대한 사회 안전망을 제공할 필요성이 있독 말했다. 셋째, 제3의 기관을 설정하여 플랫폼 근로자들의 의무적 직업훈련을 고려하여야 한다고 말했고, 넷째로 법개정은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신속하고 단계적으로 가능한 이해자 간의 공동의 사회적 협약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협약이 잘 지켜지도록 플랫폼 사업자와 근로자로 구성된 관리 감독 기구를 구성, 운영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점도 덧붙였다. 다섯째, 최소한의 공정성을 보장하는 업종별 표준계약서, 마지막으로 사회적협약과 표준계약서를 기반으로 분쟁을 조정하는 제3의 분쟁기구를 구성할 것을 주장했다.
김환민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청년을지로분과위원회 위원은 실제 본인의 배달 노동 경험을 바탕으로 작금의 배달 노동의 현실에 대해 이야기했다. 배달 노동의 종류에는 중국집처럼 자체적인 배달원 고용 방법이 있고 주문자와 기업이 아닌 제3자 배달대행업체를 이용하여 배달하는 방법이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배달대행업체를 이용하는 것이 더 이익이라 직고용의 형태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이 때, 배달대행업체와 배달노동자는 단순한 계약관계로 이루어져 있고, 배달대행업체에 온 배달 의뢰를 배달노동자에게 알선하는 형식이다. 배달노동자는 건당 수수료를 받고 출퇴근 강제가 없어 온라인으로 전환하면 바로 출근하는 형식이지만 노동권에 대한 보호는 취약하다. 근무 의무시간은 존재하지만 최대시간이 없고 중간휴식이 강제되지 않는다. 당연히 근로수당, 연차, 휴일, 휴무일이 없고 이륜차 종합보험, 유류비, 배달지연환불, 신호위반벌금도 모두 배달노동자가 부담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과속, 묶음배송, 신호위반을 할 수밖에 없도록 노동환경이 가혹하여 결과적으로는 안전비용을 노동자에게 전가한 꼴이라며, 김환민 의원은 더 늦기 전에 제도적인 장치가 빨리 마련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윤지영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공유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현재의 공유경제가 인터넷을 통한 교류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인간적인 면의 몰살과 면대면의 관계가 생략된다는 점이라고 보았다. 두 번째 문제로는 플랫폼 노동자들에게 위험부담이 전가된다는 점을 들었다. 예를 들어 택시는 운송사업 자체가 공공법리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국가가 규제, 통제하여 질서를 유지하고, 가사노동자는 직업소개소가 이익을 얻는 만큼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직업안정법의 보호를 받는다. 하지만 공유경제에서는 플랫폼 사업자가 규제를 피해가서 이익을 보는 반면, 누군가는 불평등한 지위에 놓일 수밖에 없고 결국 피해는 플랫폼 근로자가 떠안게 된다. 세 번째 문제점으로는 인터넷은 지역성을 지니고 있지 않아 독과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공유경제를 통해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일자리의 질이 떨어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플랫폼이 바뀔 뿐 이전에도 배달노동을 하는 사람이 배달노동을 하는 것라며, 일자리에 대한 교육이 가능하려면 사회보험을 적용받아야 하는데 플랫폼 노동자들은 사회보험으로부터 배제되어 있는 점을 밝히면서, 우크라이나의 경우 배달료에 사회보험료를 포함시켜 제도적 차원에서 노동자 보호의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이들에 대해 어떻게 사회보험을 적용할 것인가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권두섭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 원장)는 한국의 입법, 판례를 중심으로 현장에서 벌어지는 법률적 쟁점을 살펴보았다. 2006년도 대법원 학원 강사 판례를 보면 법원이 제시한 10가지 남짓한 판단요소가 조금 바뀌었다. 지위명령이라는 부분을 ‘상당한 지위명령’으로 바꾸고, 근로자성을 판단할 때 개인사업자가 고유한 특성을 갖고 있는지를 중요히 고려하도록 하였다. 또한 고정급여와 같은 임금의 지급 방식을 요소로 제시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주 부차적이거나 이로 인해 노동자가 아니라 판단할 수 없다는 판례가 있다. 2018년도 방문교사에 대한 노조법상 노동자에 대한 대법원 판례에서는 노동자로 인정되면 산재 등의 개별적 법률이 보장되었다. 노조법상 노동자는 단체교섭과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고, 전속성이 필요없다. 사업자에게 주된 소득을 얻을 필요가 없고 여러 사용자에게 동시에 일을 해도 노조법상 노동자에 속할 수 있다. 1월 1일부터 산업안전보건법 특수 형태의 노동근로자에 대리운전 퀵서비스, 배달대행기사 등이 속한다. 전속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플랫폼 노동자들을 위한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실제로 법원에서 관련 문제들을 다룰 때 노동자들이 겪는 문제가 노동자임을 증명하기 위한 대법원이 제시한 10가지 요소를 노동자가 직접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ABC테스트를 입법화한 법은 실무가 입장에서 고무적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Session 2]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조합주의는 공유경제가 직면한 난관을 타개할 방안이 될 수 있는가?
이어서 2세션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조합주의는 공유경제가 직면한 난관을 타개할 방안이 될 수 있는가?’에서는 미셸 바우엔스(P2P재단 창립자, 이하 ‘바우엔스’)가 발제를 맡아 블록체인과 커먼스, 조합주의를 바탕으로 공유경제에 대해 논의가 진행되었다.
발제. 미셸 바우엔스 – “재분배적 도시공유에서 우주-지역적 생산공유로”
도시형 커먼스: 도시형 커먼스랑 공유하는 자원을 중심으로 모여있는 것으로, 시장이 실패하게 되면 스스로 시장을 형성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 소비자 집단들이 한데 모여 농가들에게 직접적으로 소득을 보장하고 직접 유기농 농산물을 공수해 먹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에너지, 거주지, 운송수단 등 모든 형태에서 일어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새로운 방식으로 이해해야 한다. 지금의 일반적인 가치 시스템은 상품중심, 특히 희소상품 중심으로 가치가 형성되며, 국가가 그 가치에 세금을 매겨 재분배하고 시장에서는 그 가치가 무조건 생성된다. 하지만 커먼스에서는 사용하는 가치 개념이 따로 존재하고, 사람들의 직접적인 기여로 그 가치가 창출된다. 대다수의 오픈소스 프로젝트, 커먼스가 조직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조직들은 목적에 있어서도 기본 NGO와는 다르며 사회에 이익을 주는 조직들이라 할 수 있다. 오픈소스에서도 잘 살펴보면 또 다른 조직이 관리를 해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프라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사람들이 자유롭게 기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다. 가치창출의 중간에는 시민사회가 있다. 모든 시민이 공익을 위해 무언가 기여를 하는 것이다. 커먼스를 위해 운영되는 시장이 있으며, 인적자원, 천연자원 등이 있다. 국가 또한 커먼스의 자치성을 지원한다. 한 국가에서 시민들이 어느 그룹이나 국가의 자원을 관리하고 싶다고 나설 수 있다. 이때 협업 형태로 가버넌스 시스템이 나타난다. 민간 분야, 정부 분야가 모두 협업하여 사회혁신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탈리아에서 이러한 공익을 위한 활동이 매우 많이 일어나고 있고, 네덜란드에서도 이러한 규제가 마련되었다. 여러 국가에서 이름만 다르고 비슷한 형태가 진행되고 있다.
넷위계형 자본주의: Air BnB와 호텔을 비교해보겠다. 이들은 기본 자본주위와 완전 다른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교환을 통한 가치, 커머닝을 통한 가치를 추구한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지식을 공유하고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에서 세금을 부과하고 거기서 나온 형태를 재분배하는 것으로, 기본적인 자본주의가 수익만을 추구했다면 지금의 새로운 자본주의 기업들은 여러 협업을 통해 가치를 추출하기를 추구하고 있다. 기존에는 가치의 재분배도 결국 수익을 위한 것이었다. 태국 치앙마이에는 디지털 노동에 관한 문제가 뜨겁다. 치앙마이의 문제점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사람이 더 이상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생태계 내에 경제를 위해 일하는 사람이 굉장히 적다는 것을 뜻하며, 블록체인을 통해 몇 년의 임금을 미리 벌었다는 것이다. 이 시스템에는 시장의 아이디어가 포함되어 있고, 그 시장에서는 모든 사람이 참여를 한다. 대기업이 주관하는 것이 아니라, 모노폴리와 같이 모든 사람이 공정한 상황에서 일을 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점은 모든 플랫폼들이 자유주의론적인 관점에서 설계가 되었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을 예로 보았을 때, 점점 비트코인 생성을 둔화시키면, 공급을 차단했기 때문에 가치가 어쩔수 없이 높아지게 된다. 고의적으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설계를 한 것이다. 결국, 플랫폼에서 시장 기능을 활발히 하기 위해 이를 고의적으로 설계한 것이다. 블록체인에는 협업하는 생태계도 마련되어 있다. 플랫폼 경제에서는 가족기업과 비슷하게 운영되는 형태가 많다. 여기서는 누군가 사유하는 것이 아닌, 오픈 플랫폼이 필요하다. 또한 자본 조달 시스템이 벤처캐피털이나 은행에 의존하지 않는다. 대부분 크라우딩 펀드와 관련되어 있으며 벤처캐피털과 은행은 이에 주도적 역할을 하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토큰의 40%만이 업무를 통해 얻게 된 소득이다. 굉장히 상당수의 소득이 시스템 내에서 자동적으로 창출되고 있다.
넷위계형 자본주의에서 태동한 반공유 개념: 기술은 이미 가치를 대변하고 있다. 어떤 생태계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넷위계형 자본주의에서는 반공유라는 개념이 태동했다. 여기서는 커먼스의 개념을 공유하고자 한다. 권리를 거래하는 플랫폼도 생겨날 수 있다. 유휴경제를 활용한 경제 형태는 사실상 굉장히 좋은 것이다. 남는 방을 공유하고 경제자원으로 활용하거나, 차량공유로 길의 혼잡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우버는 이러한 혜택을 망칠 수 있다. 즉, 비영리 차량공유 단체들도 있다는 것이다. 조합형태로 차를 공유하게 되면 대부분의 차를 공유차량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우버에서는 각각의 운전자가 경쟁자가 되기 때문에 이것이 불가능하며 오히려 차 사용량을 증가시킨다. 따라서 커먼스의 경우에는 자체적으로 플랫폼을 만들어 차량공유를 해보면 어떨지 생각하는 것이다. 조합을 만들어 자체적으로 공유경제를 만드는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다.
블록체인 거버넌스 시스템: 생태계의 조화 부분에서 현재의 블록체인을 완전히 다르게 활용할 수 있다. 화폐를 예로 들면, 대부분의 화폐는 상품화폐이다. 가치도 공급과 수요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투기도 많이 일어난다. 하지만 비트코인에서는 실제 세상에 대한 가치는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것을 조금 변화시켜본다면 신용에 기반하거나 혹은 자산에 기반을 둔 토큰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에너지 관련 일을 할 때마다 그 가치가 반영이 되어있는 토큰이 있다. 또는 어업을 위한 토큰인 피시코인도 그 예가 될 수 있다. 어종의 번식력을 반영하는 토큰으로, 이러한 예들과 같이 가상화폐를 재설계하여 우리의 가치를 반영할 수 있는 것이다. 블록체인의 거버넌스 시스템을 살펴보면 결국 모두 개인의 선택에 기반하고 있다. 방법론적 개인주의라는 개념이 여기에 도입되는데, 블록체인 시스템에서는 모든 이해 당사자들이 결국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일이 흔히 일어난다. 하지만 실제 생활은 그렇지 않다. 블록체인은 현재 모노폴리 게임과 같다.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하지만 게임이 진행될수록 누군가는 앞으로 더 나아가고 점차 불평등한 게임이 되는 것이다. 이런 것을 지양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본다면, 즉 누진세와 같이 소득분배도 불평등하지 않은 방향으로 해본다면, 장부를 사용하여 공익을 추구할 수 있다. 사회적, 생태적인 목표를 달성하는데 활용을 하겠다는 것이다.
새로운 비전 몇 가지: 1. 글로벌 차원의 회계를 활용할 수 있다.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모두 볼 수 있는 것, 조율하며 오픈소스를 활용하는 것, 문제해결을 위해 누군가의 명령이 있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것이다. 2. 상호호혜적인 관점에 기반을 두고 생산형 시장을 만들어야한다. 사회적 필요에 맞추어 솔라코인 등이 이에 속할 수 있다. 3. 전 지구적 차원에서 자원을 할당하는 시스템을 생성할 수 있다. 석유, 구리 등의 자원이 얼마나 남았고 얼마나 필요할지 기록하여 글로벌한 비전을 만든다. 인류가 지구를 파괴하지 않고 자원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는지 표를 만드는 것으로써, 인류가 자유롭게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전 지구적 차원의 회계라 할 수 있다. 시장에서 자신의 가치만을 높이려고 나아가는 사람이 있기에 문제가 된다. 공공 분산장부를 만들거나 도시 차원에서 관리하는 공공로젝트를 하는데 있어서 모든 시민이 이에 역할을 하며 그 기여도에 따라 토큰을 제공하겠다 한다면? 생태학적인 혜택을 집어넣으면서 환경적인 혜택도 부여할 수 있다. 생태학적인 활동을 할 때에나 경제학적인 활동을 할 때에도 모두 사용할 수 있다고 하며 말을 맺었다.
토론에서 백욱인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초교육학부 교수는’ 커먼스’는 개념과 실재가 현재 우리 사회에서 두 가지로 갈라져 진행되고 있는데, 하나는 물리적, 지리적, 현실에 기반한 공유의 틀이고, 다른 하나는 지식, 데이터, 정보에 기반한 공유의 틀로 사회에서 이것들이 혼재되어 있음을 지적했다. 블록체인이나 새로운 기술들은 그것들을 유통의 차원에서 연결시키고 있다. 이는 생산 부분에도 영향을 미치며 새로운 노동 형태를 가져오고 관련 문제도 생성한다. 하지만 기술 기반적 설명은 굉장히 제한적일 수 있다. 주어진 정세와 상황에 따라 균형은 계속 변화한다는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한다. 따라서 공동체, 그리고 공동의 것들이 과연 현재 상태에서 상상이나 바람이 아니라 실제로 어떻게 되고 있는지 구체적 현실에 대한 분석과 함께 다른 지역, 나라의 사례를 살펴보며 해결을 위한 기본적 조건들을 갖춰나가야 할 필요가 있음을 역설했다.
조산구 사단법인 한국공유경제협회 회장은 8년 동안의 홈쉐어링 사업 경험을 토대로 우선 ‘공유’ 용어에 대한 쉐어링이 안 되고, ‘공유경제’에 대한 생각 또한 모두가 다르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했다. 조산구 회장은 공유경제는 유휴자본의 공유로 시작이 되었지만 사실 경제의 주체가 변한 것으로, 기업중심 경제에 시민중심 경제가 추가된 것에 가깝다고 보았다. 그는 공유경제는 미래 경제라고 보았는데, 소비자가 이미 소유에서 공유로 전환된 플랫폼 라이프 스타일의 장점을 경험했고 이에 적응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꼽히는 distribution, money power, data를 플랫폼이 모두 가져가는 것, 이 문제가 풀려야 공유경제가 지속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모노폴리에 대한 해결책으로 블록체인이 나왔지만, 비트코인처럼 분산되는 모델을 만들 수 있는지 대해서는 시스템이 너무 복잡해 힘들 수 있다. 따라서 현실적이고 기능적인 해결방법으로 비독점적, 자치적인 조합주의 시스템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산구 회장은 글로벌화된 Air BnB와 경쟁하는 데 있어 조합주의의 모델로서 한국에는 한국에 최적화된 공유숙박인 WEHOME을 예로 들며, 공유경제에 이전의 자본주의의 문제점들이 많이 나타났다면 어쩌면 WEHOME이 제시하는 조합주의의 모델이 이러한 문제를 풀고 앞으로의 공유경제와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종수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사단법인 코드 이사장)는 리버테리안이든 신자유주의든 커먼즈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주장엔 공통점이 많다고 하며, 단순한 유휴자원의 문제가 아닌, 개인이 생산주체가 되어 공유된 지식으로 무장한 상태에서 기술적 혜택을 받아 직접 경제주체로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공유경제의 출발이라고 말했다. 공유경제는 국가로부터도 규제되지 않는 탈중앙화된 개인들의 자유로운 행위가 기술로 인해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자유주의적인 면이 강하지만, 여기에 사회주의와의 경쟁이 합쳐지면, 현재 차량 공유 플랫폼인 우버 등에서 나타나는 문제점이 생긴다. 결국, 커먼즈는 이러한 리버테리안이 주장하는 탈권위에 더하여, 독점에 대항할 수 있는 공통의 재산권적인 면으로 접근을 하고, 이 기술에 플러스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신자유주의로 갈지 커먼즈로 갈지가 결정될 것이다. 윤종수 변호사는 블록체인의 경우 탈중앙, 자율, 스스로 생태계를 만들어간다는 개념은 커먼즈도 가지고 있지만, 이 역시 거버넌스로서의 참여자들의 협력, 공평한 이윤배분이 들어가지 않으면 블록체인도 자본에 휘청일 수 있다며 거버넌스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블록체인에 조합의 성격을 넣는 것보다 조합에 블록체인을 집어넣음으로써 조합주의가 하지 못했던 약점들을 보완시킨다면 블록체인이 하나의 좋은 툴로써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이어지는 종합토론에서 레데가드 교수는 공유경제라는 것을 한 병에 담을 수는 없다고 하며, Air BnB, 우버 등은 공유경제 플랫폼으로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여러 면에서 많은 차이점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각각의 플랫폼 간의 성격이 다르고, 같은 플랫폼이라도 근무방식이 다르며, 공유경제로 인해 얻는 소득이 부가소득인지 주 수입원인지 등 공유경제에 참여하는 사람들간의 경험 또한 굉장히 다르다. 따라서 모든 것이 하나의 방법으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타인 교수는 윤지영 변호사가 말한 사례를 들며 승객과 이야기를 하지 않는 차량 공유 플랫폼이 있었는데, 자율주행 자동차가 나오면 몰인간성에 대한 문제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도 굉장히 많아질 것이고, 그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산구 회장은 공유경제에 대한 문제점이 많지만, 문제가 있다고 해서 공유경제가 가서는 안 되는 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공유경제는 갈 수밖에 없는 길이고 이미 걸어가고 있는 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공유경제가 문제다’가 결론이 되는 것이 아닌,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가고, 공유경제가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면 좋을지에 대해 좀 더 포커스를 둬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욱인 교수는 이러한 문제가 생기는 이유는 ‘공유경제’라는 것의 번역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보았다. 자본에 기반한 이익을 주는 공유가 아니고, 유니버셜 마켓으로 집, 차의 여분까지도 자본을 위한 요소로 끌어가는 것이 공유경제이다. 우리가 추구하고자 하는 공유경제는 지역과 유휴자원에 기반한 것인데 그걸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는 열려 있으며, 비판과 대안이 함께 가야한다고 말했다.
바우엔스는 공유경제의 모양은 굉장히 다양하지만 중요한 것은 외부성을 다 부정한다는 것이다.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는 사회적 비용이 많이 수반되기 때문이다. 사회적 문제가 많이 야기되고 있고 공동화가 나타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는 그간은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라는 것이 근본적으로 잘못된 모델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그렇기 때문에 플랫폼 모델을 새롭게 조직하여 유휴자원을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고, 이를 위해서는 외부성의 개념을 잘 이해해야 한다며, 자원고갈, 다양성 소실 등 지속 불가능한 지구의 문제를 공유경제 말고는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객석에서 남형두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의견을 발표했다. 그는 이윤을 공유하지 않으면서 공유경제라고 할 수 있는가 질문하며, 문제는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의 합병처럼 이러한 스타트업이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키우는 것을 나쁘게 보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과거의 삼성, 현대와 같은 재별들의 행로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일종의 공유경제라는 것이 오용되면서 이것들을 정당화시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간의 탐욕을 동기로 삼는 효율주의적 세계관은 바꾸기 쉽지 않으며, 결론적으로 전체적인 접근이 필요함을 피력했다. 몇몇 초대형 플랫폼들은 법적, 사회적 등 여러 분야를 아우르고 있는데 이를 쪼개서는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객석에서 바우엔스에게 질문이 던져졌다. 조합을 만들어 산지의 농민들과 교류하면서 비시장적 교류가 일어난다고 했는데 그런 것을 할 정도의 인식과 경제적 여유를 가진 서민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의도는 좋지만 생태주의 운동이 귀족운동이 되어버리듯 역차별이 날 가능성도 있다. 일반 서민들까지 그러한 인식이 확대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것이었다.
이에 바우엔스는 커먼스라는 사람들은 서비스 자체를 만들고 그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까지도 관리한다. 질의한 내용처럼 실제로 일부 커먼스는 특권층이 형성한 커먼스도 존재한다. 자원을 상호화하는 과정에서 항상 평등하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커먼스는 시민단체처럼 활동하고 있는데 사실상 교육을 받은 사람만 참여하고 있어서 그다지 포용적이지 않다. 특정 인종이나 종교가 만든 커먼스도 있는데 이는 이미 배타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공공정책이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공정책을 통하여 커먼스가 중심이 된 시스템을 확보할 수 있다고 하며 토론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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