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넷,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를 방송법 규제로 편입시키는 방송법 개정안(김성수 의원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by | Aug 14, 2019 | 논평/보도자료, 표현의 자유 | 0 comments

사단법인 오픈넷은 2019. 8. 14. 방송법 전부개정법률안(김성수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 2021707) 중 OTT 규제 관련 부분에 대한 반대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본 법안 중 OTT 관련 부분은 방송과 근본적으로 다른 인터넷 매체에 대한 방송법 규제는 부당하며, 헌법상의 법률유보 원칙, 과잉금지원칙 등을 위반하여 일반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위험이 높은 법안으로써 재고되어야 한다. 

관련 글: [논평]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OTT)를 방송법 규제로 편입시키는 방송법 개정안을 반대한다 (2019.08.02.)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방송법 전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서

1. 본 개정안 중 OTT 규제 관련 부분 요지

  • 본 개정안 중 OTT 규제 관련 부분은, “온라인동영상제공사업”과 “온라인동영상제공사업자”를 정의하고, 별도의 심의체계 신설 및 기타 ⑴ 약관신고 및 이용자에 대한 통지의무, ⑵ 콘텐츠-광고 분리신설, ⑶ 경쟁상황평가 실시, ⑷ 금지행위 규정 적용, ⑸ 방송분쟁 조정대상 포함, ⑹ 자료제출 의무 부여, ⑺ 시정명령 및 제재조치 대상으로 포함하는 등의 규제를 받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음.
  • 이하는 본 개정안 중 OTT 규제 관련 부분에 대한 반대의견임.

2. 매체 특성이 근본적으로 다른 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방송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부당함

  • 방송 콘텐츠와 다른 표현물의 구분은 ‘표현물이 유통되는 경로, 즉, 전달 매체의 특성’에서 비롯됨. ① 표현물이 공중에 동시적, 일방향적으로 침투시키는 구조의 매체를 통해 유통되었는가, ② 이러한 매체를 이용하여 표현물을 유통할 권리가 공공재적 성격을 가지는 전파의 희소성 등으로 인하여 제한적으로 부여되는가, ③ 이로 인하여 수신자인 일반 국민들의 선택권, 통제력이 현저히 제약되는가가 ‘방송’을 정의하는 기준이 되어야 함. 그러한 특성의 매체를 통해 대중에게 일방적으로 침투하는 표현물의 영향력, 그러한 매체를 이용할 권리를 부여받은 한정된 소수들이 콘텐츠 시장 혹은 사상의 시장에서 발휘할 수 있는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에, 이러한 특혜를 부여한 국가가 방송사업자에게 공적 책임을 함께 부여하고 이들을 통제한다는 것이 방송에 대한 국가 규율의 정당화 근거임.
  • 인터넷은 양방향적 매체이며, 누구나 자유롭게 이 매체를 이용하여 표현물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무수히 많은 다양한 콘텐츠, 채널, 서비스, 플랫폼이 존재하는 매체임. 이용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만을 적극적, 능동적으로 취사선택해서 보고, 다른 수많은 콘텐츠나 서비스에 대한 자유로운 선택권이 상시적으로 보장됨. 한편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 사업자들은 국가로부터 어떠한 매체 사용권이나 시장에서의 독점력을 부여, 보장받은 바도 없음.
  • 즉, 인터넷은 방송과는 전혀 다른 매체로써, 동일한 콘텐츠라도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경우와 방송 매체를 통해 유통되는 경우는 ‘다른 서비스’로 보아야 함. 기존 방송사업자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시청각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동일서비스’로 볼 수 없으며, 인터넷을 통해 유통되는 표현물을 방송법제로 규율할 동일성, 정당성이 없음.
  • 우리 헌법재판소 역시 일찍이 “공중파방송은 전파자원의 희소성, 방송의 침투성, 정보 수용자 측의 통제능력의 결여와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그 공적 책임과 공익성이 강조되어,인쇄매체에서는 볼 수 없는 강한 규제조치가 정당화되기도 한다. 그러나 인터넷은 위와 같은 방송의 특성이 없으며, 오히려 진입장벽이 낮고, 표현의 쌍방향성이 보장되며, 그 이용에 적극적이고 계획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는 특성을 지닌다(헌재 2002. 6. 27. 99헌마480)”라고 판시하며, 방송과 인터넷 매체의 특성이 근본적으로 다름을 천명한 바 있음. 이에 따르면 인터넷 매체를 통해 유통되는 표현물과 유통 사업자들을 ‘방송법’으로 편입시켜 규율하는 것은 헌법적으로 부당함.

3. 지나치게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온라인동영상제공사업(자)’ 정의

  • 법안에 따르면, “온라인동영상제공사업”은 “정보통신망(광대역통합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일정한 품질이 보장되어 제공되는 경우를 제외한다)에서 실시간 방송프로그램을 포함하여 영상·음성·음향·데이터 등의 콘텐츠를 복합적으로 제공하는 사업”으로, “온라인동영상제공사업자”란 “온라인동영상제공사업을 하기 위하여 방송사업자와 외주제작사 또는 이용자 등으로부터 경제상의 이득을 조건으로 실시간 방송프로그램 또는 영상·음성·음향·데이터 등의 콘텐츠를 공급받거나 수집·중개하여 이용자에게 제공할 목적으로 제11조제3항에 따라 신고한 자”로 규정하고 있음. 이에 따르면 사실상 오늘날 광고 수익 등을 기반으로 복합적 시청각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 대부분의 인터넷 서비스들이 이에 해당할 수 있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함. 법안은 ‘일반에 공개된 모든 시청각 콘텐츠’를 방송 콘텐츠로 보고, 이를 이용해 수익을 얻음으로써 ‘방송미디어 시장에 영향력을 미치는’ OTT 사업자를 모두 방송법이 규율해야 할 사업자로 보고 있는데, 이러한 기준은 방송법 규제 대상을 정하는 정당한 기준이 될 수 없으며, 입법례도 찾아볼 수 없음.

4. 이용자 보호는 현행 규제로도 충분히 달성 가능함

  •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통신심의제도로 불법, 유해 정보에 대한 삭제, 차단의 시정요구 및 청소년유해정보 지정을 통한 청소년접근제한조치의 시정요구도 가능함. 불법정보 유통의 경우에도 판례상 일정조건 하에 사업자가 법적 책임을 짐. 또한 넷플릭스와 같은 서비스의 유통 콘텐츠의 경우에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른 비디오물 등으로 분류되어 사전 제출 및 등급분류를 받고 있으며, 가입시의 본인확인 및 계정 사용 설정에 따라 콘텐츠 접근이 결정되고 있음. 즉, 이용자 보호 측면에서 인터넷 콘텐츠 규제의 사각지대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려움.

5. 일반 국민의 표현의 자유 침해 위험

  • 법안은 ‘온라인동영상제공사업자’가 기존 방송사의 프로그램을 유통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자체 제작 콘텐츠를 제공하는 경우나, 유튜브와 같이 이용자들로부터 공급받은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 유형의 OTT 사업자까지 모두 포괄적으로 포섭한다고 명시함. 한편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이용자의 권익증진을 위해 온라인동영상제공사업자가 제공하는 서비스 또는 ‘콘텐츠의 내용’에 대하여 방송심의규정과 별도의 심의규정을 제정·공표할 수 있도록 하고(안 제8조 제2항), 방송통신위원회는 심의규정의 위반 정도를 판단하여 사업자에 대해 과징금이나 제재조치를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음(안 제88조 제1항).
  • 과징금이나 제재조치 의무를 지는 주체는 사업자라고 할지라도, 내용심의와 조치를 받는 대상은 그 서비스 내에 유통되는 콘텐츠이고, 표현의 자유를 제한받는 사람은 결국 해당 콘텐츠를 만든 일반 국민임. 또한 본 조항은 표현의 자유라는 중대한 기본권을 제한하는 규제임에도 ‘이용자 권익증진’이라는 추상적인 목적만을 설시한 채 행정기관이자 정치적으로 구성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규정의 제정을 포괄적으로 위임하고 있어, 헌법상의 법률 유보 원칙에도 위배되는 것으로 보임. 이러한 내용규제는 방통심의위와 방통위가 추상적이고 불명확한 개념으로 심의기준을 만들고 적용하여 표현물에 대한 과도한 건전성 검열이나 정치 심의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음. 즉, 이러한 내용규제는 헌법상의 명확성 원칙, 과잉금지원칙 등에 위배하여 국민의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할 위험이 높고, 인터넷 미디어를 통한 소통 문화와 제반 산업도 경직·위축시킬 소지가 큼.

6. 결론

  • 본 개정안 중 OTT 규제 관련 부분은 방송과는 다른 매체인 인터넷 콘텐츠 서비스를 방송법 규제로 편입시키는 내용으로 부당하며 헌법상의 법률유보 원칙, 명확성 원칙, 과잉금지원칙 등을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 영업의 자유 등을 침해할 위험이 높은 법안으로써 재고되어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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