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넷, 사이버 모욕죄 가중처벌 법안(박완수 의원안)에 대한 반대의견 제출

사단법인 오픈넷은 2019. 5. 16. 인터넷을 통한 모욕의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박완수 의원 대표발의, 의안번호 20099)에 대한 반대의견을 국회에 제출했다.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 표현’이라는 불명확한 기준으로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는 일반 형법상의 모욕죄 역시, 헌법상의 원칙 및 국제인권기준에 위배하여 표현의 자유를 심대하게 침해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법제이다. 그런데 오늘날 가장 주요한 표현매체로 자리잡은 인터넷을 이용했다는 이유로 더욱 과중한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는 본 개정안은 위헌의 소지가 매우 높은 법안으로 철회되어야 한다.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t.or.kr

『정보통신망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한 의견서

1. 주요 내용 및 의견 요지

  • 본 개정안은 정보통신망법에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람을 모욕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규정을 신설하여, 인터넷상에서 특정인을 모욕하는 경우에는 일반 형법상의 모욕죄보다 무겁게 처벌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임.
  • 그러나 형법상 모욕죄 역시 국제인권기준에 위배하여 폐지론이 있는 상황에서, 오늘날 가장 주요한 표현매체로 자리잡은 인터넷을 이용했다는 이유로 더욱 과중한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는 본 개정안은 위헌의 소지가 매우 높은 법안임.

2. 일반 형법상의 모욕죄도 국제인권기준을 위반하고 위헌성이 높아 논쟁적 법제임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

  • 모욕죄는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가 없더라도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추상적인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형사처벌하고 있음. 그러나 이러한 형사범죄의 구성요건으로서‘모욕’은 추상적이고 불명확하여 판단자의 주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개념으로써 일반인, 심지어 판사조차도 어떤 표현이 모욕적인지 아닌지를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움. 몇 개의 모욕죄 판례들을 보더라도 타인에 대한 부정적인 의사표시에 대해 모욕죄를 인정하는 분명한 기준이나 일관성을 찾기 어려움.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피해자를 향해 주먹을 쥐고 눈을 부릅뜨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모욕’에 해당하여 모욕죄 유죄 판결 받은 사례 등은 일반인의 법감정에도 합치하지 않아 화제가 된 바 있음. 이에 모욕죄에 대하여는 여러 차례 헌법소원이 제기되었고 폐지법안들도 다수 발의되어 있는 상태임.
  • 이러한 불명확한 ‘모욕’ 개념을 구성요건으로 삼고 있는 모욕죄는 죄형법정주의 및 명확성의 원칙을 위반하여 표현의 자유를 심대하게 침해할 위험이 높음. 또한 일상적이고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도 없는 표현행위를 형사처벌을 하는 것은 수사력 등 국가 자원을 낭비하는 것이며, 일반 국민에게 평생의 전과기록을 남길 수 있는 것으로 비례의 원칙에도 위반할 소지가 높음. 또한 모욕죄에는 공익적 목적에 따른 위법성조각사유도 적용되지 않아, 공인들이 자신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차단하는 데에 남용되기도 함.
  • 위와 같은 이유로 현행 형법상 모욕죄는 위헌의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는 법제임. 또한 UN 인권위원회는 사실적 주장이 아닌 단순한 견해나 감정 표현에 대하여 형사처벌이 이루어져서는 안 됨을 선언하였고,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역시 한국 정부에 이를 지적한 바 있어, 모욕죄는 이러한 국제기준과 권고르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음.

3. 정보통신망상의 행위를 가중처벌하는 본 개정안은 헌법상의 과잉금지원칙을 위배할 소지가 더욱 높은 법안임

  • 본 개정안은 정보통신망을 통해 이루어진 모욕행위에 대하여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규정하고 있음. 이는 일반 형법상의 모욕행위에 대한 처벌 형량(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보다 상당히 가중되어 있음. 한편 사람의 신체에 대해 물리적 폭력을 가하는 폭행죄의 형량(형법 제260조,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보다 높으며, 사람에 대해 직접적으로 해악을 고지하는 협박죄(형법 제283조, 3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와 유사한 수준임.
  • 위와 같이 모욕 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자체가 위헌성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더욱 과중한 형벌을 규정하는 본 개정안은 헌법상의 과잉금지원칙 및 책임주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높은 위헌적 법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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