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전 카카오 대표의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무죄 판결을 환영한다

2019년 2월 19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카카오의 대표이사로서 ‘카카오그룹’에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하 ‘아동음란물’)이 유통되지 않도록 취해야 할 기술적 조치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동·청소년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죄로 기소된 이석우 전 카카오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했다(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9. 2. 19. 선고 2015고단2430). 사단법인 오픈넷은 검찰이 이석우 전 대표를 기소하고 벌금 1천만원을 구형한 데 대하여 비판 논평을 낸 바 있으며, 법원이 오픈넷이 지속적으로 주창해온 정보매개자 책임 법리를 고려해 신중한 판단을 내린 이번 판결을 매우 환영하는 바이다.

법원은 기본적으로 피고인인 이석우 전 대표가 카카오그룹 서비스에 관한 의사결정에 관여한 사정이 보이지 않아, 카카오가 법을 위반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피고인에게 형사책임을 지울 수 없다고 하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그럼에도 논란이 많았던 부분, 즉 카카오가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이하 ‘아청법’) 제17조 제1항상의 기술적 조치를 다하였는지에 대해 참고적으로 판단했는데, 판단 이유를 살펴보면 오픈넷이 주장해 온 내용들이 곳곳에 반영되어 있다.

아청법 제17조 제1항에 의하면 온라인서비스제공자는 아동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한 조치를 해야 하고 이러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아청법 시행령 제3조 제1항은 아동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한 조치를 “1. 이용자가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로 의심되는 온라인 자료를 발견하는 경우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상시적으로 신고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 2. 온라인 자료의 특징 또는 명칭을 분석하여 기술적으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로 인식되는 자료를 찾아내도록 하는 조치”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카카오가 제공하는 서비스인 ‘카카오그룹’이 아동음란물에 대한 상시적 신고 기능, 즉 1호상 조치를 제대로 갖추지 않았고, 금칙어에 기반한 필터링, 즉 2호상 조치도 아예 도입하지 않아서 범죄가 된다고 보았다.

법원은 우선 시행령 제3조 제1항이 죄형법정주의나 명확성의 원칙에 위반되는 것으로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한 다음, 카카오가 아동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한 조치를 취했는지를 검토했다. 먼저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1호 상의 상시적으로 신고하는 조치를 취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조치를 취한 이상 그 조치가 검찰의 주장처럼 네이버의 ‘밴드’와는 달리 더 복잡한 5단계의 절차이고 신고절차가 어려워 신고가 활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경우 온라인서비스의 내용 등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기술적 조치가 가능한 것으로 보아야”하며, 이와 달리본다면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규모나 경제력 등의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경쟁업체가 시행하는 가장 발전된 시스템이나 효율적인 조치를 모든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강제하는 불합리한 결론”에 이를 수 있고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차별적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픈넷도 신고 기능을 갖춘 이상 법 위반이 아님을 지적한 바 있다.

또한 시행령 제3조 제1항 제2호의 아동음란물을 찾아내도록 하는 조치에 대해서는 “해쉬값이나 파일의 DNA값 등을 이용한 기술의 경우 당시는 물론 현재까지도 관련 데이터베이스가 공공의 영역에서 제공된 바 없고 당시 카카오 등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이를 자체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웠던 사정”이 인정되므로, 결국 카카오가 해쉬값이나 파일의 DNA값 등을 이용한 기술을 적용하지 않았더라도 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 또한 오픈넷이 지속적으로 주장해 온 바이다.

다만 ‘금칙어 기술’, 즉 키워드 필터링에 대해서는 다른 온라인서비스 등에서 광범위하게 제공되고 있는 비교적 일반적인 기술이며 이용자들에게 큰 불편을 초래하지 않고, 효용성이 높지 않다 하더라도 어느 정도 아동음란물을 차단할 수 있는 조치이므로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은 법 위반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판시는 아쉬운 부분인데, 키워드 필터링은 키워드를 조금이라도 바꾸면 무용지물이 되는 데다가 아동음란물에만 국한된 키워드가 매우 한정적이라서 실효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오픈넷은 아동음란물의 제작과 배포는 당연히 성인 대상 성범죄보다 중하게 처벌받아야 한다고 보나, 아동음란물을 직접 제작하거나 배포한 바 없는 카카오톡과 같은 정보매개자, 즉 플랫폼은 아청법 위반으로 처벌하는 데 있어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 플랫폼이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해서는 결과적으로 모든 정보를 검열해야 한다는 시그널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청법 제17조 위반을 이유로 한 검찰의 기소는 처음이자 법인의 대표자 개인을 기소한 것도 처음이었기 때문에 더욱 주목을 받았고 그 결과가 중요했던 사건이었다. 이번 판결이 플랫폼 운영자에 대한 과도한 책임 지우기와 형사 처벌 시도를 억제하는 좋은 선례가 되길 바란다.

2019년 3월 27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관련 글]
[논평] 검찰의 이석우 전 카카오 대표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구형 유감 – 아동음란물의 제작자나 유포자가 아닌 정보매개자 처벌은 신중해야 (2019.01.02.)
[논평] 갈라파고스로 가버린 방송통신위원회 – 인터넷의 생명을 앗아가는 음란물 모니터링 의무 도입 예고 (2016.06.20.)
카카오 + 아청법 = 빅브라더 강요하는 나라 (슬로우뉴스 2015.12.29.)
인터넷 사업자에게 검열 강요하는 아청법 (슬로우뉴스 2015.01.16.)
[논평] ‘일반적 감시의무’를 부과하는 아청법 제17조 제1항은 한-EU FTA 위반이며 위헌으로, 인터넷 정신에 반한다 (2014.12.15.)

Print Friendly, PDF &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