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아르스 테크니카, 엔가젯, 레지스터, 씨넷, 버지 등 전세계의 주요 기술 언론은 중국 정부가 우분투 리눅스와 공식적인 협력 관계를 맺고, 올해 4월부터 중국 이용자들을 위하여 ‘키린(Kylin)’이란 이름의 중국 우분투 운영체제를 내놓는다는 사실을 비중있게 보도하였습니다. 중국 정부는 MS의존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곁들여져 있고요.
우분투(Ubuntu) 키린에는 중국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우분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자 환경 지원은 물론 음력달력 등도 기본으로 포함된다고 하며, 후속 버전에는 중국의 대표 포털 바이두의 지도와 인터넷 쇼핑 타오바오 등은 물론이고, 중국의 은행거래 플랫폼도 기본 탑재하게 될 예정(Trusted Platform 을 구축하려는 것으로 예상)이라고 합니다.
중국과는 전혀 다르게, 한국 정부는 전세계와 담을 치고 “토종 리눅스”라는 것을 시도했던 적이 있습니다. “부요 리눅스”라면서 돈을 퍼부었던 시범사업은 지금 어떻게 되었나요? 오픈웹은 “토종 OS”니, “토종 리눅스”는 하는 발상의 터무니 없음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토종”OS 라고요? 2009년에 적은 그 글의 마지막 귀절을 다시 한번 소개합니다.
‘부요 리눅스’에 쏟아 부은 돈으로 차라리 전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우분투 리눅스에 기부했더라면, 온 세상의 우분투 리눅스 이용자들이 한국 정부에 고마움을 느끼고, 한국은 리눅스 개발에 주도적으로 공헌하는 존경받는 국가가 되었을 것이다. 눈을 들어 세상을 보면, 세상은 바로 우리 앞에 펼쳐져 있다.
한국 정부가 우분투를 지원하고 그 대가로 한국프로그래머들이 캐노니컬과 긴밀히 협업하여 “한국 이용자들이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우분투 OS”개발에 나서면 좋겠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중국은 이미 그렇게 제대로 방향을 잡고 일을 추진하는 것이지요.
국수/고립/보호주의에 매몰되어 한국 정부와 관공서가 열광하는 “토종” 아래아 한글(HWP)과 전혀 토종이 아닌 ActiveX의 포로로 잡혀있는 한국의 IT/Web환경에서는 세계를 향하고, 세계를 끌어안는 이런 방향의 통큰 사업은 꿈도 꾸지 못합니다.
한국의 IT ‘기술’ 환경은 중국보다도 더 폐쇄되어 있고, 고립되어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주는 우울한 뉴스입니다.
ps. 한국 IT 기술의 세계진출? 국민세금/정부예산으로 움직이는 코이카/코트라의 원조에 기대어 카메룬, 케냐, 튀니지, 에티오피아, 르완다 등에 공인인증서 퍼트리는데 골몰하는 수준입니다.
미래창조과학부? 방통위? 누구건 간에, 전세계를 상대로 뻗어나가는 우분투와 파트너십을 맺는 중국정부를 보고 배우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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