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토렌트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한 논평

by | Jun 4, 2013 | 논평/보도자료, 지적재산권 | 1 comment

문화부의 토렌트 사이트 집중 단속 결과 발표에 대한 논평

[논평 원문 PDF 논평-토렌트수사발표_최종본 ]

문화부의 토렌트 수사 결과는 피해 규모 최소한 15배 과장!

중립성과 적법절차를 어긴 수사!

토렌트 파일은 저작물이 아닌데도 무분별한 소송을 부추김!

5월 30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는 10개 토렌트 사이트 운영자와 이 사이트에 토렌트 파일을 올린 이용자들을 저작권법 위반으로 입건하면서 토렌트 파일 다운로드로 인한 피해 규모가 무려 1조 원에 육박하는8,667억 원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앞으로 모바일 환경과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저작권 침해로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문화부는 (1) 피해 규모를 지나치게 부풀려 창조경제를 위해 문화부가 커다란 성과를 낸 것인 냥 이번 수사 결과를 과대 포장하였고, (2) 토렌트 파일은 저작물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공유하는 행위 그 자체는 불법이 아닌데도 대부분의 이용자를 범죄자로 취급하여 이용자들의 소통과 공유의 자유를 위협하였으며, (3)적법절차를 무시한 강제수사를 통해 중립성이 보장되지 않는 방식으로 증거를 수집하여 앞으로 저작권 소송이 남발되도록 부추겼다.
우리는 문화부의 이번 수사 결과 발표가 올바른 저작권 정책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하며, 저작물의 음성적인 유통이 조장될 것으로 우려한다. 그리고 저작권 보호를 이유로 적법절차를 무시한 수사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소비자 후생 효과와 합법 전환율 고려하면, 피해 규모 최소한 15배 과장

문화부가 피해 규모라고 추산한 8,667억 원은 터무니없는 과장이다.
첫째, 문화부는 이번에 적발된 토렌트 사이트가 없어지면 모든 이용자들이 합법 사이트로 전환된다는 가정 하에 피해 규모를 산정했다. 그러나 전환율 100%라는 가정은 상식에도 맞지 않다. 그리고 그동안 정부가 인용해온 저작권 피해 규모에 비해서도 지나친 과장이다. 문화부는 민간단체인 저작권보호센터가 매년 발표하는 저작권보호연차보고서를 인용해 저작권 피해 규모를 추산했는데, 2012년 저작권보호연차보고서의 전환율(이 전환율도 과장이 심해 신뢰성이 의심스러움)을 적용하더라도 이번 단속에 걸린 토렌트 사이트로 인한 피해 규모는 문화부 발표의 38%에 불과한 3,274억 원이다. 그리고 웹하드 제휴 콘텐츠의 경우 저작권자의 몫 70%를 적용하면 피해 규모는 문화부 발표의 26%인 2,291억 원으로 줄어든다. 가장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문화부는 피해 규모를 4배 정도 뻥튀기 한 셈이다(자세한 것은 첨부 “토렌트 사이트 단속 결과에 따른 저작권 침해 규모 재산정” 참조).
둘째, 문화부는 소비자 후생 효과를 고려하지 않았다. 문화부의 희망과 달리 불법 사이트가 모두 사라진다고 하여 모든 이용자들이 합법 사이트로 전환되지 않는다. 따라서 어차피 합법 사이트로 전환되지 않는 이용자들이 토렌트 기술을 통해 얻은 소비자 후생 효과를 피해 규모 산정에 고려해야 한다. 소비자 후생 효과를2012년 저작권보호연차보고서의 전환율과 이번 발표에서 문화부가 추산한 적용 단가의 50%로 가정하면, 소비자 후생 효과는 2,700억 원에 이른다. 이를 고려한 피해 규모는 문화부 발표의 6.7%에 불과한 577억원 이거나, 오히려 피해가 없다(406억 원의 후생 효과 발생, 첨부 참조). 소비자 후생 효과가 중요한 이유는 저작권법 제30조는 사적복제를 위한 저작물 이용을 합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토렌트 사이트를 사적 목적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토렌트 파일이 저작물이라고?

문화부는 “.torrent” 파일을 “불법 공유정보파일(seed file)”이라고 하면서, 마치 토렌트 파일이 저작물인 것처럼 호도하였다. 그러나 토렌트 파일은 클라이언트가 파일을 다운로드 받기 위해 필요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메타 파일에 불과하기 때문에 저작물이 아니다. 토렌트 파일에는 저작물 파일의 이름, 길이, 파일 조각의 길이, 파일의 무결성을 진단하기 위한 해시코드가 포함되어 있을 뿐이다. 그리고 토렌트 파일은 기능적으로 네이버 검색이나 구글 검색 결과로 제공되는 링크와 동일하다.
그래서 토렌트 파일을 공유한다고 하여 곧바로 저작권법 위반(방조 포함)이 되지는 않는다. 그리고 토렌트 사이트 운영자도 “저작물” 공유를 방치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의 방조범으로 단정하기도 쉽지 않다. 2011년 2월 호주 고등법원은 토렌트 사이트인 iiNet이 저작권 침해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판결한 바 있다.
Roadshow Films Pty Ltd v. iiNet Limited, [2011] FCAFC 23
또한 문화부는 사이트 운영자들을 전기통신사업법 위반(미등록 영업)으로 보았으나, 이들이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에 따라 등록이 필요한 특수한 유형의 온라인서비스제공자(특수 OSP)인지는 의문이다. 만약 토렌트 사이트 운영자가 특수 OSP라면, 앱 스토어 운영자인 삼성전자, SK텔레콤도 미등록 영업을 하고 있으며,토렌트 파일의 검색 결과를 제공하는 네이버와 다음, 그리고 유튜브 사이트를 운영하는 구글도 전기통신사업법을 위반한 셈이 된다.

 중립성과 적법절차를 어긴 수사 절차

문화부는 저작권위원회‧저작권보호센터와 협조하여 압수수색 등의 수사를 5개월간 진행하였다고 밝혔다.그러나 법령에 근거 없이 민간인을 수사 절차에 참여시킨 것은 위법하다. 문화부 공무원은 특수한 사법경찰로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를 수행할 자와 그 직무범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저작권법 위반 사건의 수사를 하고 증거를 수집할 수 있지만, 저작권위원회와 저작권보호센터의 인력은 이러한 강제수사 절차에 참여할 수 없다.
특히 저작권보호센터는 저작권자 단체들이 만든 민간단체에 불과하고 이번 수사와 관련하여 첨예한 이해관계를 갖는 이해당사자이다. 따라서 이들을 수사에 참여시킨 것은 이번 발표가 적법절차를 어긴 편파적인 수사 결과라고 의심할만하다.
저작권위원회와 저작권보호센터를 수사에 참여시킨 주된 이유는 이들로부터 전문적인 기술과 인력을 지원받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 2008년에 도입된 저작권 경찰 제도는 일반 사법 경찰보다 저작권 소관 부처인 문화부의 전문성을 인정하였기 때문이다. 만약 문화부가 전문성이 부족하여 다른 기관이나 민간인이 기술 지원을 받아야 한다면, 문화부 공무원에게 사법경찰권을 부여할 이유가 없는 셈이므로, 저작권 경찰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
한편 문화부예규 ‘저작권 특별사법경찰 운영규정’에 저작권위원회나 저작권보호센터에 기술과 인력을 요청할 수 있다는 조항(제12조)이 있지만, 이는 법률에 아무런 근거 없이 문화부가 임의로 만든 것이고, 설령 기술‧인력을 요청할 수 있다 하더라도 이는 압수‧수색이나 증거수집 업무에는 적용될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문화부는 2012년 저작권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저작권 침해 단속 사무와 관련하여 기술적 자문이 필요할 때에는” 저작권위원회 또는 저작권 관련 단체에 협조를 요청할 수 있다는 근거 규정을 두려고 하였다.

우리나라 성인 10%를 범죄자로 만들고 소송 남발을 부추길 셈인가?

문화부는 이번 수사 결과 발표에서 토렌트 파일을 다운로드받기만 해도 처벌받을 수 있다고 하면서 토렌트 사이트 회원 378만 명을 범죄자 취급하였다. 우리나라 성인 10%에 해당하는 이들을 범죄자로 만들 수 있는 이런 발표는 올바른 저작권 정책에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면서 전국민을 상대로 한 저작권 침해 소송만 부추길 뿐이다. 미국만 하더라도 2011년 1월까지 약 9만 명의 토렌트 이용자들이 소송에 휘말린 적이 있는데,해외 어디에서도 토렌트 이용자를 상대로 한 무분별한 소송이 저작물의 불법 이용을 줄였다는 보고가 없다.
그리고 토렌트 파일은 저작물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공유하는 행위 그 자체는 불법이 아닌데도 대부분의 이용자를 범죄자로 호도하는 것은 저작물의 불법 유통을 방지하는 차원을 넘어 이용자들의 소통과 공유의 자유를 위협하는 것이며, 저작물의 음성적인 유통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
2013년 6월 4일
사단법인 오픈넷
진보네트워크센터
정보공유연대 IPLeft
———————————————————————————–
<첨부: 토렌트 사이트 단속 결과에 따른 저작권 침해 규모 재산정>
 

구분 문화부 발표 센터 전환율 적용 저작권자 몫 반영 소비자 후생 효과 고려
분야 다운건수(백만) 피해액
(억원)
피해액
(억원)(A)
피해액(억원)(B) 소비자후생(C) 피해액 1
(억원)
B+C
피해액 2
(억원)
A+C
영화 110 1,159 505 354 -327 27 178
TV 방송물 471 3,300 772 540 -1,264 -724 -492
도서 53 265 92 64 -87 -23 5
유틸리티 16 2,473 1,192 834 -641 193 550
애니메이션 35 248 120 84 -64 20 56
게임 14 1,149 554 388 -298 90 256
기타 14 70 39 27 -16 11 23
합계 715 8,667 3,274 2,291 -2,697 -406 576
비중 100% 38% 26% 6.6%

 

  • 문화부 발표: 시드파일 다운로드 건수를 모두 피해액으로 계산(적용단가는 영화 1,050원, TV 방송물 700원,애니메이션 700원, 게임 8,000원, 유틸리티 15,000원, 기타 500원)
  • 센터 전환율 적용: 저작권보호센터의 2012년 ‘저작권보호연차보고서’의 전환율(음악 69.7% 영화 43.6% 방송23.4% 출판 34.7% 게임 48.2%, 전체 평균 55.6%) 적용. 보고서에 항목이 없는 ‘유틸리티’, ‘애니메이션’은 게임 전환율 48.2% 적용. 기타는 전체 평균 전환율 55.6% 적용.
  • 저작권자 몫: 웹하드 사이트의 제휴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자와 웹하드 사업자의 분배율 7:3 또는 6:4 중 저작권자에게 유리한 7:3 적용.
  • 소비자 후생: ‘저작권보호연차보고서’의 전환율을 이용하여 미전환 이용자를 구하고 이들이 매기는 콘텐츠의 가치를 ‘적용단가’의 절반으로 추정하여 계산. 가령 영화의 경우 전환율 43.6%에서 미전환 이용자 비율56.4%를 구하고 이들의 소비자 후생을 단가 1,050원의 50%로 추정하여 산정.
  • 피해액 1: 저작권자가 받지 못할 저작권료만 피해액으로 계산한 경우.
  • 피해액 2: 저작권자와 온라인서비스 제공자, 통신사가 입는 손해를 모두 피해액으로 계산한 경우.

1 Comment

  1. 어쩌면대한민국은한두개의전과있는사람이정상일지도모른다는생각

    -tv방송 같은경우 배너나 중간삽입 광고가 이어지는 경우 광고수익률로도 이어지는 티비방송 특성상
    피해액 산출은 영화나 음악의 피해액산정과 달라져야할 것.
    -영화 1050원이라는 천편일률적인 문화부 발표는 전문성이 떨어지고 그 근거를 이해할 수 없다.
    영화 제작투자비에 따라 손익분기점은 영화마다 달라지는 바, 3억예산 애로영화와 500억 예산투자 영화의
    손익 분기점부터 다르다. 영화 컨텐츠하나당 다운로드 건수당 1050원이란 천편일률적 책정값 부터 그 근거를 알 수 없다.(극장개봉 기준 영화표 예매가는 같으나 손익분기점 기준을 관객수로 잡는 것은 정상유통된다는 전제하에 책정되는 값이므로 누적 관람객 수로 손익분기점을 잡는 것은 제작사가 수용하는 경제학적 관점일 수 있으나, 인터넷 유포가 재차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오프라인상 공유 및, 출력영상 당 다 시청자 발생, 결제이후 반복시청 가능 등 불법 다운로드 영역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피해액 산정 등 사려깊지 않고 심도있지 않은 비전문적 책정가 부터 신뢰성 상실, 문화부라는 부처만으로 설득력을 갖기에 부실한 내용이다. 앞서 본문 내용에서와 같이 문화부 저작권 경찰 제도부터 대중의 관심빈약지역이라는 이유로 의식없이 결정된 주먹구구식 제정에서부터 제도적 문제만 여실히 드러냈다.
    -저작권자 및 소유권자가 온라인사용자에게 삭제를 요청할 시 게시자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할 의무가 있고, 이는게시 중단 및 삭제 절차를 따르면 면책된다. dmca 디지털밀레니엄저작권 국제법에 근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작권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23일 부산경찰청 사이버인전과는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해당 사이트 운영자 7명을 검거해, 1명을 구속하고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여기서 저작권자가 삭제및 게시 중단을 온라인사용자에게 최소한 이메일 등으로 요청했는가?
    게시자에게 전달이 안되었거나 삭제가 안되었다고 하여
    해당 게시글 페이지 삭제가 아닌 해당 사이트 전체를 폐쇄시킬 권한은 어디에서 근거하는가?
    온라인사용자가 저작권 보호요청 컨텐츠 파일을 직접 불법 복제하여 업로드 하였는가?
    토렌트 시드파일을 게시한 행위와 저작권 보호 요청한 컨텐츠를 직접불법 복제 공유하는 행위와 동일하게 볼 수 있는가?
    토렌트 시드파일 습득을 위한 사용자들의 해당사이트 접속자 수와 직접연결이 된다고하여
    해당사이트 사용자들의 접속자 수에 따른 배너광고 수익을 단죄할 근거는 어디에 있는가?
    저작권자가 받지 못한 저작권료가 토렌트 파일 다운 수에 따라 무조건 보상 받을 수 있는가?
    해당 컨텐츠를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을 때 시청희망률과 일정 금액 유료 컨텐츠일 때 시청희망률은 떨어질 수 밖에 없음에도 자유로운 시청이 가능했을 때 발생하는 다운로드 수를 피해액1또는 피해액2 로써 직접 연결되기에 상당한 무리가 있다.
    예1)국산애로 3류영화를 유료일 경우 몇천원 지불하고 보는 시청자 수는 높지 않다.
    예2)명작 영화, 인기 드라마 컨텐츠 임에도 몇천원 지불하고 봐야하는 선택지가 추가되는 경우 각종 케이블 방송사에 방영되면 봐도 보지 굳이 결제해서 보지 않는 숨은 시청자층에 대한 분별력은 갖추지 못했다.

    Reply

Trackbacks/Pingbacks

  1. 2013.6.4 “Torrent Investigation Reports are Exaggerated” | opennet - [...] Read Korean original here. [...]

Submit a Comment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최신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