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넷, 라이츠콘(RIGHTSCON) 2023에서 “아시아 시민사회가 디지털 권리 증진을 위한 활동에 사기업을 참여시키는 방안” 세션 주최

by | Jul 28, 2023 | 국제세미나, 오픈블로그, 표현의 자유, 프라이버시 | 0 comments

글 | 손지원

오픈넷은 2023년 6월 6일, 라이츠콘에서 대만의 Open Culture Foundation과 함께 “How do activists take the private sector on board in promoting digital rights in Asia?”(아시아 시민사회가 디지털 권리 증진을 위한 활동에 사기업을 참여시키는 방안) 주제의 세션을 공동주최했다.

많은 아시아 국가들은 디지털 시장에서 호황을 맞으며 빅테크 기업을 낳았다. 디지털 플랫폼과 통신 인프라가 제공하는 “연결성”은 아시아 전역의 시민의 인권과도 직결되어 있기에, 이러한 강력한 민간 디지털 사업자들의 등장은 시민사회의 인권 보장 활동에 다소 복잡한 과제를 던지고 있다. 기업들은 스스로 대량의 개인정보의 수집과 이용에 대한 책임성을 확보해야 하고, 한편 국가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이용자인 시민의 자율성과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야 한다. 본 세션에서는 한국, 대만, 태국의 활동가들이 각국의 맥락에서 정보 인권 보장에 있어서의 인터넷 기업들의 중요성, 역할 및 그들의 책임성 확보를 위해 시민사회가 어떠한 활동을 하였는지, 그리고 앞으로 어떠한 활동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했다.

한국 오픈넷의 박경신 이사는 대중 캠페인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오픈넷이 한국에서 망중립성 원칙을 해치는 망사용료 법안 통과를 저지시킨 대중 캠페인, 서명운동 사례를 공유했다. 박경신 이사는 한국의 통신 사업자들의 망사용료 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그들의 자원을 바탕으로 한 강력한 입법 로비와 홍보가 있었는데, 이를 뚫고 대중들에게 ‘망중립성’ 원칙과 같이 어려운 개념에 대해 설명하며 망사용료 법안이 장기적으로 자유로운 인터넷 환경을 저해시킬 것이라는 점을 설득하는 작업이 매우 어려운 일이었음을 언급했다. 그러나 꾸준히 웹툰, 동영상과 같은 대중 콘텐츠를 제작, 배포했고, 유튜버, 인플루언서들이 관련 콘텐츠를 만들자 다수의 대중들이 법안 반대 서명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극적으로 법안 통과가 저지되었던 사례를 전하며, 기술 기업들을 견제하기 위해 시민사회가 이러한 대중 캠페인 운동을 활용할 수 있다고 하였다.

홍콩의 전 의원이자 스탠포드대학교 사이버 정책센터의 방문학자인 Charles Mok은 온라인 화상 연결을 통해 현재 홍콩 정부가 시위에서 불려졌던 노래 콘텐츠를 금지, 제재하고 있는 현재 상황을 전하며, 권위주의적 정부에서 인터넷 기업들은 이러한 정부의 감시, 검열에 맞서며 시민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일 수 있기에 시민사회가 인터넷 기업들과 연대할 필요성을 역설하였다.

태국 Thai Netizen Network의 디지털 인권 전문가인 Darika Bamrungchok은 태국을 비롯한 많은 아시아의 권위주의적 국가에서 ‘디지털 권위주의’가 횡행하고 있으며, 크게 4가지의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설명했다. 우선 각종 규제를 활용한 ① ‘사법적 괴롭힘과 기소’(Judicial Harassment and Prosecution)다. 태국 정부가 국가보안법, 사이버범죄법, 디지털 플랫폼 서비스 규제법 등을 이용하여 많은 정권 비판적인 인터넷 이용자들과 활동가들을 기소하여 사법적으로 탄압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② 인터넷 차단과 미디어 검열(Internet Shutdown & Media Censorship)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차단과 검열 방식의 비효율성을 깨닫고, 본인들에게 유리한 정보를 조작, 생성하는 방식으로 ③ ‘정보 전쟁’(Information Warfare)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④ 감시 (Surveillance) 기술과 전략에도 집중하고 있는데, 위협 수단으로써 저기술, 저예산 방식의 감시와 더불어, 스파이웨어와 같은 정교한 고급 감시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렇듯 권위주의적 정부가 ‘디지털 권위주의’를 확보하기 위해 통신사나 미디어 플랫폼 등을 지원하거나 압박하고, 기술 회사들은 이러한 과정에 깊이 개입하지 않을 수 없는 현실을 전했다.

대만 OCF (Open Culture Foundation) 의 연구원 Chia-Shuo Tang은 최근 OCF가 대만 테크 기업의 디지털 권리 보장(책임) 지수를 연구한 보고서를 발표한 활동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해당 보고서는 대만의 테크 기업들의 이용자들의 디지털 권리 보장 수준을 평가하고 있는데, 글로벌 빅테크에 비하여 현저히 낮은 성과를 기록하여 대만 테크 기업들이 국제기준을 충족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대만의 정책 입안자와 대중들 모두 테크 기업들이 시민들의 인권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민감해지며 논의가 활발한 시기에, 테크 기업들의 인권 보장 상황을 종합하여 알리는 이러한 연구 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 연구 활동으로 디지털 인권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을 함양하고, 테크 기업들에게는 소비자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경각시킴으로써 긴장을 주고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 조사 대상 회사는 이용자 행태 정보를 수집한다는 사실을 이용자들에게 고지하는 것으로 프라이버시 정책을 바꾸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만의 인권 단체인 TAHR (Taiwan Association for Human Rights)의 디지털 인권 전문가인 Kuan-Ju Chou는 인터넷 투명성 보고서와 그 밖의 TAHR의 디지털 인권 보장을 위한 활동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그는 인터넷 투명성 보고서의 목적은 정부와 지역 기업 모두 프라이버시와 표현의 자유 보장과 관련한 정보를 공개하고, 영향받은 사람에게 고지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그는 연구 과정에서 일부 공공 기관과 민간 기업들이 정보 제공을 거부하는 등 어려움에 직면했고, 입법자들과 협업하는 방식 등을 이용한 경험 등을 공유했다. 그 밖에 TAHR는 정부와 민간 기업의 시민의 디지털 권리 보장과 책임성을 증진시키기 위해, 국가 인권 정책 기본 계획에 투명성 보장 체계를 확립하도록 촉구하는 내용의 제안서를 제출하거나, 대만의 개인정보 대량 유출 사건과 관련한 정보공개청구소송, 개인정보보호법 개정과 관련한 입법 활동 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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