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문] 오픈넷 미디어 리터러시 1강 – 미디어 리터러시의 기초와 핵심(정현선 교수)

by | May 30, 2022 | 세미나자료, 오픈블로그, 오픈세미나, 표현의 자유 | 0 comments

글 | 김복희(고려대학교)

미디어 리터러시의 기초와 핵심: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사고와 실천을 어떻게 해야 할까?

강사: 정현선 교수(경인교육대학교 국어교육과)

일시: 2022년 4월 5일(화) 오후 2:00-3:30 / 온라인

>> 강의 영상 다시보기: https://youtu.be/Fiia2BS_XQ0

4월 5일 오픈넷에서 기획한 월례 특강 <미디어 리터러시>의 제1강이 열렸다. 강의를 맡은 정현선 교수(이하 정 교수)는 강의를 시작하며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콘텐츠가 다양하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미디어 리터러시”가 “디지털 리터러시” 혹은 “정보 리터러시”와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으며, 미디어 리터러시가 디지털 리터러시, 미디어 제작,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활동과 구분되지 않은 채 논의되고 있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미디어”는 우리가 살고 있는 “1. 사회 공간의 개념 2. 우리가 접하는 대상이나 기기 3. 의미를 담은 텍스트나 내용물 등 세 가지 차원”(Merchant, Paulussen&Marez, 2011;403~405)으로 정의할 수 있고, “미디어 리터러시”란 “미디어”가 작동되는 원리에 대해서, 미디어가 놓여 있는 사회 환경적 문화, 제도 등에 대해서도 비판적으로 사고해보려는 능력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과 소통하는 것 자체가 “미디어 리터러시”는 아니다.

“정보 리터러시”란 정보의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능력으로, 이는 “팩트체크”의 영역에 가까우므로 엄밀히 말해 “미디어 리터러시”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것이 정 교수의 설명이었다.

예를 들어, 정 교수는 퀴즈 “지난 10년간 사고사망자 수의 변화는?”에 대해 사실과 무관하게, 우리가 해당 정보에 대해 접하는 매체에 따라, 혹은 자신의 신념에 따라 정답을 고를 수 있음을 설명했다. (정 교수는 청중에게 “세상에 대한 나의 지각은?”이라는 퀴즈로 “지난 10년간 사고사망자 수의 변화는? / 우리나라의 부동산 보유세를 OECD 국가들의 세율과 비교하면? / SNS에서 사진과 이름을 훔쳐 타인 행세를 할 시 형사 처벌 가능하다? / 화교들은 화교 특별 전형으로 의대를 갈 수 있다? / 우울증 약 먹으면 취업에 불이익이 생긴다?”를 맞추도록 했다. 이 질문들은 모두 미디어 리터러시와 관련이 있는 질문이었다. 다른 퀴즈들에 대한 정답은 강의 동영상 도입부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수많은 변수나 다양한 ‘필터’가 우리의 정보 판단에 개입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우리는 “미디어가 하는 말(담론)을 비판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모든 미디어는 편향적이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미디어가 편향적이라는 것이, 미디어를 부정적으로정의내리는 것은 아님을 강조했다. 다만 미디어 자체가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말”을 하는 주체이기 때문에 이 같은 편향 속성을 가질 수밖에 없음을 설명했다.

미디어는 무엇을 전달하는 객체가 아니라, 무엇을 적극적을 발화하는 주체이다. 미디어는 특정 사람들, 대상, 사회적 현상, 사건 등에 대해 의도적으로 구성된 것이며, 다르게 구성될 수도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우리는 각자의 ‘필터’를 갖고 정보를 받아들이고 세상을 인식하는 불완전한 존재임을 인식하고, 자신의 지각 여과에 영향을 미치는 필터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사실 미디어 정보의 사실 여부 및 진위 여부를 해당 분야의 깊이 있는 전문적 지식 없이 가려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미디어 리터러시는 정보 리터러시와 혼용되어 ‘팩트체크’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을 정교수는 지적했다. 물론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것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다양한 관심사에 따라 해당 주제에 대한 이해나 정보를 미디어를 통해 찾아보는데 그 정보 출처나 해당 주제에 대한 이해나 정보 판별을 위해 어떤 과정이나 절차를 거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돌이켜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파악하지만, 미디어 정보의 비판적 수용 과정 자체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는다.

정 교수는 미디어가 사실을 말하든, 사실을 말하지 않든 미디어 정보의 팩트체크는 중요하고, 다양한 출처에서 다양한 정보를 충분히 검토해 사건/대상/사람(들)에 대해 판단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팩트체크가 곧 “미디어 리터러시”는 아님을, 팩트체크는 “정보 리터러시”에 속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보 문해력(Information Literacy)

많은 미디어가 사실을 나열한다. 그러나 그 사실은 각 미디어의 어젠다에 따라 선택된 방식으로편향되어 나열된다. 결론적으로 미디어가 말하는 기제에 대해서 이해하는 미디어 리터러시를 갖추지 못한다면, 우리들은 정보의 범람 속에서 비판적 사고 없이 정보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정 교수는 버클리대학교 도서관의 웹 정보 평가 가이드를 참조하여 어떤 종류의 자료이든, 비판적 사고를 통해 미디어를 이해하는 방법으로 다음 항목들을 소개했다. “1. 권위: 저자는 누구인지? 그들의 관점은 무엇인지? 2. 목적: 해당 자료는 왜 만들어졌는지? 의도된 독자는 누구인지? 3. 출판 및 형식: 출판한 곳은 어디인지? 어떤 매체로 출판되었는지? 4. 적합성: 해당 자료는 여러분의 조사와 연구에 적합한지? 어느 정도 범위에서 적합한지? 5. 출판일: 언제 작성되었는지? 정보가 업데이트 되었는지? 6. 인용 및 참고문헌의 기록: 정보의 출처가 어디인지? 어디에서 이 자료가 인용된 것인지?”가 정 교수가 소개한 항목이었다. 이 같은 항목을 예시로 들며 정 교수는, 우리가 확증편향을 경계해야 하고, 공유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야 함도 주지했다. 더불어 정보를 받아들이기 이전에 해당 자료에 대한 검증에 시간과 공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서 정 교수는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을 기르는 방법으로 도서관의 디지털 정보 리터러시가 믿을 만한 정보를 찾는 방법 등에 관한 콘텐츠를 구축하고 학교 교육과 평생 교육을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보의 정확성에 대한 비판적 사고(정보 리터러시)만이 아니라,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사고와 실천이 중심(미디어 리터러시)이 될 수 있도록 교육하고 홍보를 해야 할 것이다. 디지털 정보 리터러시를 모든 시민의 보편적 역량으로 기르기 위해, 도서관을 위주로 지역 사회 및 학교를 연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정 교수는 도서관의 디지털 정보 리터러시 교육은 언론진흥재단, 지능정보사회진흥원, 시청자미디어재단/센터, 지역미디어센터의 미디어 교육과 차별화가 되어야 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는 미디어 교육과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설명하며, 사실을 말하는 미디어에도 편향이 있으므로, 우리가 접하는 미디어에서 보이는 편향이 어떤 함의를 갖고 있는지, 세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질문하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핵심임을 논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미디어에 대한 비판적 탐구기술을 알려주는 것이지, 콘텐츠 이해에 대한 판단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미디어 리터러시의 핵심은 미디어 재현에 대한 비판적 담론 분석과 대안 담론 생산이다. ‘누가 이 미디어 메시지를 만들었는가?’라는 질문으로 미디어에 접근하는 것이다.

정 교수는 미디어가 생산하는 담론(사회적 가치와 힘을 지닌 말)을 사회문화적 맥락 속에서 비판적으로 이해하고(누구의 관점, 가치, 이해관계가 반영되거나 누락되었는가), 미디어를 통해 의미 있는 메시지를 만들어 사회적으로 소통하고 참여하는 능력을 함양해야 함을 말했다. 미디어가 만들어낸 다양한 조어, 신어의 의미 이해를 할 때도 이는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6.25전쟁과 6.25사변 이라는 말을 이해하는 것은 단지 그 ‘사전적 의미’를 확인하는 활동이 아닐 것이다. 이는 삶 속의 텍스트가 된 미디어 재현을 이해하는 비판적 의미 이해와 성찰의 과정이 될 필요가 있는 것이다. 또한 단어의 의미 찾기 활동은 디지털 미디어 사회의 맥락 속에서 생겨난 문화적 현상을 이해하고 그것이 만들어내는 유머와 혐오의 미묘한 의미 효과를 분석하고 성찰하기 위한 출발지점에 놓일 수 있을 것이다. 즉, 미디어 리터러시는 “비판적 리터러시”와 그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정리하면, 정 교수는 “미디어 리터러시”와 “정보 리터러시”, “디지털 리터러시” 등 혼용되었던 개념을 정리하고, “미디어 리터러시”가 비판적 사고와 질문의 능력을 함양하는 데 의의가 있음을 강조하며, 학교 교육뿐만 아니라 평생 교육으로 이 “미디어 리터러시”를 강화한다면, 사회구성원들이 보다 평등하고 자유로운 인터넷 환경 조성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대만, 핀란드, 영국 등의 리터러시 교육 관련 자료도 제시하고 한국의 교육과정 자료를비교하며 외국의 리터러시 교육 과정을 참조하여 한국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재정비할 수 있으리라고 말하며 강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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