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P의 이용자 정보 제공 의무와 정보 저장 의무

2013년 3월 15일 노웅래 의원 대표발의로 저작권법 제103조의3 제1항에 대한 개정의안이 발의되었다. 의안의 발의 취지는 다음과 같다.

  • 현행법에는 권리주장자가 소제기 및 고소를 위하여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해당 복제․전송자의 정보 제공을 1차적으로 요청하고,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한국저작권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정보 제공을 명령할 수 있도록 되어 있음.
  • 이 경우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권리주장자의 요청에 응하여 해당 복제·전송자의 개인정보를 제공하게 되는 경우 권리주장자의 주장과 온라인서비스제공자의 판단만으로 개인정보가 유출될 우려가 있음.
  • 이에 권리주장자가 소제기 및 고소를 위하여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해당 복제․전송자의 정보 제공을 받고자 하는 때에는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게 그 정보의 제공을 명령하여 줄 것을 청구하도록 하여 개인정보 유출의 위험성을 줄이고자 함(안 제103조의3제1항).”

요컨대 이 법안은 저작권자가 자신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생각하는 이용자의 정보를 ISP에게 요구할 때 문화부 장관의 명령을 거치도록 하자는 것이다. ISP에게 이용자의 정보를 유달리 저작권 침해를 한 이용자에 대해서만 개인 정보를 제3자인 저작권자에게 제공할 의무를 입법한 이유는 FTA 때문이다. 한-EU FTA 10.66조 2항에 따르면 ISP가 지재권 침해자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권한있는 당국에게 신속하게 알려줄 의무가 있고(강행규정은 아님), 한-미 FTA 18.10조 30항 11목에 따르면, ISP는 저작권 침해자를 식별할 수 있는 정보를 저작권자가 신속하게 획득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 또는 사법절차를 수립해야 한다.

한미 FTA가 국회에서 논의될 당시 국회심사보고서는 “개인정보 공개 절차의 진행은 법원의 영장 발부 등 사법절차를 통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 과정에서 행정기관이 개입하는 것은 개인정보의 보호 측면에서 부적절한 것으로 보임”이란 의견을 낸 바 있다. 이를 고려하면, 사법적 판단을 거쳐 ISP에게 이용자 개인 정보를 저작권자에게 제공하도록 법을 개정할 것을 권고한다.

한편 ISP는 저작권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하여 이용자의 개인 정보를 저장할 의무가 있을까? 이와 관련하여 최근 독일의 Oberlandesgerichte 뒤셀도르프(뒤셀도르프 고등지방법원)는 ISP가 이용자의 IP정보 등을 저장할 의무는 없다고 판결하여 하급심의 결정을 뒤집었다.

이 사건은 독일 저작권법 제101조에 대한 것인데, 요약하면 권리자가 권리침해자의 정보를 ISP에 요청할 법원 명령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독일 보다폰(Vodafone) 등 몇몇 업체는 아예 이용자의 IP 자체를 전혀 저장하지 않는다면서 당해 업체 이용자인 권리침해자의 정보를 권리자에게 제공할 수 없다고 하였다. 이에 권리자들이 법원에 해당 조항을 해석하면 ISP가 권리침해자를 추적할 수 있는 정보를 저장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보다폰 등을 상대로 소를 제기하였다. 하급심은 권리자들의 손을 들어주었으나 항소심에서는 ISP에게 그러한 정보 저장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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