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최상위도메인 등록 – 상표권자보다 빨리는 못한다

우리가 인터넷 사이트의 주소로 사용하는 도메인은 계층 구조로 되어 있다. 맨 꼭대기에 있는 도메인을 최상위도메인(TLD: Top Level Domain)이라 하는데, TLD에는 2 종류가 있다. 하나는 “.kr”, “.한국”과 같은 국가코드(Country Code) TLD(ccTLD)이고 다른 하나는 “.com”, “.org”와 같은 일반(general) TLD(gTLD)이다. 도메인 정책을 관장하는 ICANN은 2011년 6월 일반최상위도메인을 개방하기로 결정하고 신규 gTLD 프로그램의 구현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승인했다.

이에 따르면 법인은 누구나 신규 gTLD를 신청할 수 있으나 영문은 세 글자 이상, 다국어는 두 글자 이상이어야 한다. 방통위의 설명대로 “기업명을 활용한 gTLD(예: .삼성, .현대, .엘지)“가 가능해지는 셈이다. 그런데 gTLD 개방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 중 하나가 바로 상표권자에 대한 우대였다. 그래서 ICANN은 3월 26일 “상표권 정리소(Trademark Clearinghous)”를 만들었다. 이에 따르면 상표권자는 자신의 상표 정보를 등록기관에 등록할 수 있고, 다른 사람보다 신규 gTLD에 먼저 도메인을 등록할 수 있는 혜택을 부여받으며, 다른 사람이 등록된 상표 정보에 해당하는 도메인 등록 신청을 할 경우 통지를 받게 된다.

원래 도메인 이름의 등록은 선접수선등록이 원칙이다. 그런데 상표권 보호라는 예외가 이 원칙을 흔들고 있다. 도메인 이름과 같은 인터넷 주소 자원을 공공정책의 관점에서 보면, 인터넷주소 자원에서 상표권자의 이익을 어떻게 보호하느냐보다, 가상공간에서 식별자의 기능을 하는 단어나 이름을 어떻게 제어하고 공평하고 민주적으로 이용하도록 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영업상 공정하고 투명한 경쟁에 반하는 행위를 제재할 수 있는 권리인 상표권이 가상공간에서 단어나 이름을 제어하고 통제할 수 있는 권리로 변질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인터넷 주소자원을 좀 더 민주적이고 공정하게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도메인 등록자와 상표권자 사이의 갈등을 사후적으로 해결하는 방식이 더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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